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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강아지 고양이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

by 솜비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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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한 작은 생명체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은
참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내 삶에 작은 한 의미를 차지하는 일이다.
내가 키우던 식물들은 비록 움직임은 눈에 띄게 보이지 않지만,
새잎이 돋고, 키가 자라고, 꽃을 피우며 살아있음을 알려왔다.
물고기들도 그러했다. 손가락 하나 크기만큼도 안되는 작디 작은 것들은 쉴새 없이 움직이며 생을 뽐냈다.

그렇게 내 손에서 자라나던 식물들과 새끼를 치던 물고기들이 하나 둘 죽던 날은 하루종일 마음이 한없이 무거웠다.
큰 움직임이 없어 무생물과 흡사하게 느껴지는 식물들도 그러한데
물고기들이 죽을땐 정말 착잡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더 잘 돌보지 못한 탓이라 생각되어 더더욱 미안하고 마음이 안좋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기적이게도 그 사랑스런 움직임을 더 보고 싶어서 꽤 오래 식물과 물고기를 키웠고,
조산기로 일정 수준으로 돌봐줄 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다른 집으로 보냈다.

내 판단과 움직임과 관심에 좌지우지 살기도 죽기도 하는 작디 작은 생명들.
보잘 것 없다 느껴질 수도 있는 작은 생명들임에도 인간인 나는 그들의 생사를 의도치않게 결정해버릴 수 있다.



한 생명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거운 일인가.
고작 식물과 물고기에도 이렇게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는데 강아지, 고양이는 말해 무엇할까.
그것이 무서워서 도저히 데려올 수가 없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쉽게 데려와서 온 정성으로 키울 수 있으나
그들의 평생을 책임진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종종 강아지, 고양이를 데려와서 별생각 없이 남에게 보내버리는 경우들을 볼 때마다
그 반려동물을 무슨 생각으로 데려왔고, 무슨 생각으로 보내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리는 반려동물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깊게 생각을 해봤는지 묻고 싶다.

임신을 하기 전, 몇 년을 고민했던 이유중에 하나도 책임감이었다.
우리가 아기를 낳아서 그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부족하지 않게 키워줄 수 있을까.
반려식물, 반려동물처럼 최소한의 먹는 것만 해결되면 그만인게 아니니까
그렇다고 최대한으로 해주지는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것들을 부족하지 않게 해줄 수 있을까.
우리는 책임감의 무게에 오래도록 고민을 거듭했다.
아기를 낳아 키우면서 순간 순간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며 마음과 어깨가 무거워지곤 한다.
아마 가장인 남편은 더더욱 그러리라.

앞으로도 내가 또 다른 생명들을 데려올 일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마도 내 평생 그들을 쉽게 데려오진 않을 것 같다.
언젠가 강아지, 고양이를 데려오게 된다면...
오랜시간 내가 그들의 삶이 꺼질 때까지 보살필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에
신중하게 데려오고, 그들이 주는 기쁨만큼 그들의 삶이 끝날 때까지 책임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고 다시 또 초록초록한 식물 몇을 들이고 싶은 나를 돌아보면서
그리고 작은 생명체의 사랑스러움에 대한 내 이기적인 소유욕을 누르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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