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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잡생각

by 솜비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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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들과 다르다고,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도 결국 등돌려 자게 되는 여느 부부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때마다 가슴 한켠이 허전하고 씁쓸하다.

어릴때부터 항상 외로웠고, 그 외로움을 채워주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등돌려 잠들게 되는 날이 생길때마다 내 외로움을 재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또한 그러했고 이제는 더이상 내 삶의 이유도, 의지할 곳도 아니라고 슬퍼했다.

그렇게 방을 나왔는데 내 눈앞에 또다른 내 삶의 이유가 놓여있음을 알았다.

맑은 눈망울로 빛나는 미소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내 아기가 내 새로운 삶이 이유구나, 새로운 사랑이구나...

피로 이어진 이 사랑은 변할 수가 없겠구나...

슬퍼하지 말라고, 외로워하지 말라고... 또 다른 천사가 나에게 온것이구나...

존재 자체만으로도 천사인데 이렇게 나에게 또 의미가 되어 다가오니 더욱 감사한 일이다.

 

독박육아와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둘째를 낳을까 말까를 계속 고민중인데

혼자서 겨우겨우 버텨내는 육아 일상으로 너무나 힘이 들땐 역시 하나로 충분하다 싶은데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어주고, 내편이 되어줄 아이가 둘이라면 얼마나 더 행복할까 싶은 생각이 들면 또 더 낳고도 싶고...

좋은 점들도, 힘든 점들도 있으니 결정이 참 쉽지 않다. 

근데 이렇게 힘든날에 두 아이들이 내 품에 안겨 재잘대기만 해도 나는 참 많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엄마 사랑해, 한마디만 해줘도 나는 행복할 것 같다.

 

 


 

자아가 형성되던 초등 저학년 시기 즈음에 동생이 큰 병에 걸려 집은 침울했고,

부모님의 신경은 동생에게 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같이 살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질무렵 밭일을 끝내고 들어와서 나를 챙겨주셨다지만 그 기억은 거의 없을 정도고,

대부분의 것들을 내가 알아서 챙겨야했고, 우울하고 외롭고 쓸쓸했다. 

텅빈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혼자 놀이터를 헤매기도 했고, 한창 재잘댈 나이에 버릇처럼 침묵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렇게 깊숙이 자리잡게 된 외로움은 사실 그전부터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루에 말한마디 할까 말까한 아빠와 비난이 일상인 엄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거리고 싶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 얘기를 듣고 좋은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대화할 사람이 없었다.

형제가 있는집은 다 그렇듯이, 가장 많이 싸우면서도 가장 많이 친했던건 역시 동생이었다.

동생이랑 그나마 대화가 통하고 잘 얘기했었는데 동생이 아프면서 그마저도 충족되지 못한 상태로 이어지다가

남편을 만나 대화가 충족되는 경험을 처음 했고, 그만큼 고맙고 소중한 경험이 되어 두고두고 놓지를 못하게 되었다.

지금은 또 충족되지 못하고 있지만... ㅡㅡㅋ 하.... 할많하않

그렇게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잘 대화해주던 사람이었는데 변하는건 참 쉽다.

아무튼 그렇다. 근데 또 감사하게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또 생겼다. 덕분에 대화에 대한 충족은 종종 되고 있다.

우린 잘 맞는데 왜 이성이 아니냐며 서로 안타까워했다. 

 

요근래에 인스타에서 육아 관련 정보들을 짤막하게 접하면서

아이한테 하지 말라는건 다 듣고 자랐음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이렇게 말하는거 아니야? 했는데 ㅋㅋㅋㅋㅋ 그게 당연한게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듣고 자랐기에 나도 모르게 똑같이 말하는데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

신경써야 할 것들이 추가가 되었다.

차라리 백지상태면 좋겠는데 더럽혀진 도화지 상태여서 이걸 고치고 덧발라서 수정해나가는게 쉽지 않다.

우리 아이가 나처럼 자존감 깎여 자라지 않도록 내가 많이 배우고 많이 노력해야겠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겠지만, 너무너무 예쁘고,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그렇기에 내 엄마의 언행들이 더 이해가 안갔다.

못배워서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모든 엄마들이 그러진 않았으니까.

엄마한테 받은 유전자와 내가 보고들으며 배운 것들에 속박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눈이 뒤집혀서 내 엄마와 똑같이, 자식을 개패듯이 팰까봐 걱정하면서도

화가 날땐 언성을 높이고 궁둥일 때리기도 하는데 매번 후회하면서도 자제하는게 쉽지 않다.

나랑 같은 아이를 만들지 말아야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쳐야지.

다짐하고 또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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