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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최명익, <심문> 해설 정리

by 솜비 2021. 3. 15.

작품소개 
《문장》1939년 6월호에 200매 전재한 중편소설로, 1930년대의 만주를 배경으로 하여, 현실의 벽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의 모습을 ‘명일’이라는 1인칭 화자의 시선으로 살펴본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갈등하는 내면을 중점적으로 조명하여, 지식인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파하였다는 평과 우유부단한 내용이라는 상반된 평을 얻기도 하였다. 
《문장》에 게재된 이후 을유문화사에서 1947년 간행된 창작집 『장삼이사』에 다른 작품들과 함께 수록되었다. 김산천(金山泉)이 《モダン日本》(1940.8)에 일본어로 번역하였으며, 장혁주 편 『조선문학선집(朝鮮文學選集)』 제3권(적총서방(赤塚書房)1940.12)에도 실렸다. 

내용 
김명일은 아내 혜숙과 사별한 뒤 동경으로 미술 공부를 하러 간다. 그는 다방 마담 여옥에게서 혜숙의 모습을 발견한다.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여옥은 명일이 자신을 전처와 동일시하는 것을 알고 그를 떠나 자취를 감춘다. 명일은 혜숙과의 사이에서 얻은 딸을 기숙학교에 보낸 뒤, 친구 이 군을 만나러 할빈으로 갔다가 여옥이 그곳에서 무희가 되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명일은 카바레에서 여옥을 만나 그녀의 집 주소를 얻는다. 그녀를 찾아간 명일은 그녀의 옛 애인 현혁과 만나는데 한때 유명한 좌익운동가였던 혁은 출소 뒤 자포자기 상태로 아편중독자가 되어 있다. 
혁은 여옥이 다시 나타난 명일 때문에 자신을 떠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혁은 명일에게 여옥을 사랑한다고 확언한다면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주겠다고 제안한다. 다음 날 명일이 여옥과 함께 찾아가자, 혁은 여옥을 포기하겠다면서 명일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여옥의 집 열쇠를 현금으로 사라며 돈을 요구한다. 혁은 돈과 열쇠를 교환하고 사라진다. 한때 큰 이상을 품었던 혁이 아편에 중독되어 아편을 살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에 절망한 여옥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한국현대장편소설사전 1917-1950, 2013. 2. 5., 송하춘) 

 

의의와 평가
이 소설은 시대적 현실에 의하여 전락하고 있는 세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있다. 한때 젊은 투사로 사회주의 사상 운동의 지도적 이론가였던 현혁은 감옥 생활 후 자포자기한 마약중독자로 전락하였고, 여옥도 유학생 문학 소녀에서 다방 마담·모델·댄서로 점차 전락하였다.
주인공 나도 아내의 죽음 이후 생의 의욕을 상실하고 점차 방랑하는 방탕아로 전락해왔다. 최명익 소설의 주인공들은 흔히 이 「심문」의 주인공 김명일처럼 현실에 절망하는 무기력함을 보인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현재에 비하여 행복하였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파라다이스를 잃고 이들은 모두 현재에서 실락원의 이방의 삶에 고뇌하고 있다. 역사적·사회적 현실의 악화가 이 같은 양상으로 이 소설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작자는 시대적 병리 속에서 고뇌하고, 좌절하는 인물들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작품해설
1939년 6월 『문장』에 발표된 최명익의 소설.
고백하는 자아의 분위기가 승차의 속도감이 나타내는 심리로 구조화됨으로써 인간의 내면구조의 보편성을 제시하고 있다. 명일은 여옥의 초상을 그리면서, 죽은 아내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이 때문에 여옥은 자신의 존재의의를 찾지 못한 채 명일을 떠난다. 얼마 후 여옥은 좌익이론분자였다가 전향한 현혁을 만나게 된다. 여옥은 하얼빈에서 우연히 두 남자를 만나지만 자신의 존재의의를 찾지 못한 채 자살하고 만다. 「심문」의 도입부는 승차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대에 이르러 교통기관이 발달하면서 승객은 지극히 수동적인 상태에서 급격한 공간이동을 완상할 수 있게 된다. 승객은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없으므로 끝없는 방심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달리는 차안에서 풍경을 바라볼 때 인간의 회상체계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승차형식은 심리소설의 주요 모티프가 될 수밖에 없다.
주인공 명일은 기차가 안전한 궤도를 달리고 있다는 확신 하에서 그 속도감이 주는 스릴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이 태도는 명일의 삶의 방식이기도 한데, 승차의 태도와 명일의 방관자로서의 삶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 이 작품의 문학적 의의가 있다. 타인을 대상화시키는 화자의 자의식이 세심한 무늬로 드러나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최명익(1903 -1978평양) 
필명은 유방. 평양 출생. 1916년 평양고보 입학. 1928년 홍종인 김재광 한수철 등과 함께 동인지 《백치》를 발간. 여기에 유방이라는 필명으로 <희련시대> <처의 화장>을 발표. 중앙 문단과는 별다른 교섭없이 개인적 모색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심리주의 소설이 도달한 최고봉의 하나로 평가되는 그의 작품 세계는, 또 다른 높은 봉우리인 이상의 작품 세계와는 달리 당시 지식 계급의 불안 의식을 성실하게 표현한 데 그 특징이 있다. 만주 사변 이후 날로 강화되어 가는 일제의 파시즘화 경향으로 인해 '작가가 자유롭게 현실을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외적 세계를 단념하고 내부 세계로 편향해 들어갔던 것'이다. 
해방 이후의 활동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김조규 유항림 등과 함께 결성한 평양예술문화협회 회장과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가 최명익(1903~?)은 지식인의 불안한 내면 세계를 그리는데 탁월했다. 일제 말기 자유롭게 현실을 묘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된대안이었다. 소설 <심문>은 이상의 <날개>와 함께 뛰어난 심리주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줄거리
김명일은 3년 전 상처(喪妻)한 화가이다. 그의 어린 딸은 학교 기숙사에 맡기고 그는 신혼 당시 신축해서 살던 집을 팔고 여행을 떠난다. 그는 그의 친구인 이 군(君)을 만나려고 하얼빈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 곳은 여옥을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리러 온 것이었다. 
 여옥은 동경에 유학한 문학 소녀였고 청년 투사 현혁의 연인이었으나 명일이 출입하던 다방의 새 마담으로 오게 되어 그와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밤과 낮의 모습이 사뭇 달랐다. 정확하게 말하여 주관적인 모습과 객관적인 사실이 교차되어 나타나, 명일의 처의 모습과 닮았으나 또 다른 면이 있는 그러한 여인이었다. 여옥은 명일을 사랑하였으나 그가 부인을 못 잊어하는 것을 알고 그녀는 첫정을 주었던 현혁을 찾아 만주로 떠났었다. 
 명일은 이번 여행에서 여옥을 만날 의도는 없었으나 이 군의 안내로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는 그 곳에서 한때 사회주의 운동가로 유명하였던 현혁과 여옥이 동거하고 있으며 둘 다 아편 중독자가 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혁은 화를 내며 명일에게 둘 사이에 개입하지 말고 떠날 것을 요구하지만, 결국은 아편을 얻기 위해 여옥을 명일에게 양도한다. 그러한 현혁의 행위에 배신감을 느낀 여옥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핵심정리
 갈래 : 현대소설, 단편소설 
 시점 : 1인칭 관찰자시점 
 성격 : 심리적, 자아분열적 
 배경 : 1930년대 중반. 만주. 
 주제 : 1. 현실과 유리된 지식인의 내면적 갈등.
           2. 식민지 지식인의 무기력한 모습 (식민지 지식인을 허무와 타락에 빠지게 하는 부조리한 시대상 반영)
           3. 일제하 지식인의 좌절과 허무주의 
 표현 및 특징 
 ① 서술자의 내면 심리가 섬세하게 과잉 표출된 심리주의 소설. 허무주의적 색채 강함. 
 ② 의식의 흐름 기법(끊임없이 흐르는 인간의 의식세계를 표현하는 기법) 보임. 
 ③ 사건 전개보다 작중 인물의 내면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당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이념, 그리고 좌절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④ 일제하 지식인의 이상과 고뇌, 좌절을 1인칭 시점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⑤ 1930년대 후반 만주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일제 치하의 지식인의 좌절과 허무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⑥ 정신적인 허무에 사로잡힌 생활 무능력자와 절망적인 인물들은 일제말기의 어둡고 암울한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1939년 6월 <<문장>>에 발표된 최명익의 단편소설. 최명익의 소설에는 대개 우울하고 불행한, 자의식 과잉의 지식인들이 등장한다. <역설>의 문일, <무성격자>의 정일, <비오는 길>의 병일, <심문>의 명일 등이 그들이다. 이들 지식인들은 현실에 대한 부적응, 권태, 퇴폐와 타락 등을 민감한 자의식을 통해 보여준다. 

이 소설은 명일을 화자로 하여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같은 시점의 채택을 통해 작자는 사건의 서사적 추이보다 화자의 자의식 표현에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화자인 명일은 삶에 대한 별다른 의욕을 갖고 있지 않은 인물이지만, 자신이 관찰하는 사물과 사람, 사건을 쉴새없이 내면의식과의 긴장관계 속에 배치한다. 한편 이 소설에서 흥미를 끄는 등장인물은 현혁이다. 그는 과거에 명성 높은 좌익 투사였지만 수감생활을 겪은 후 형편없는 마약중독자로 타락해 버린 인물이다. 사회주의 운동가의 전향과 전향문학이 하나의 문제로 떠올랐던 1930년대 후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현혁과 같은 인물 형상은 주목해 볼만한 대상이다. 그는 여옥을 놓아주는 댓가로 마약을 사기 위한 돈을 받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스스로를 모욕하는 방법이었다. '내 자신을 내가 철저히 모욕하는 것으로 받은 모욕감을 씻'겠다는 것이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신봉하던 이상을 저버릴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또 거기에서 비롯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잊기 위해 빠져든 타락의 길에서, 철저한 자기 모욕을 통해 역설적으로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현혁의 모습은 전향자들의 내면을 치밀하게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해와 감상
최명익은 해금(解禁)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납북되거나 월북한 작가가 아니고 태어난 곳(평양)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8․15 이후에도 계속 평양에서 창작 활동을 한 작가였다. 하지만, 그가 짧은 기간 동안 발표한 작품들은 우리 문학사에서 빠뜨려서는 안 될 만한 평가 대상이 된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뚜렷한 성격을 지니며, 강렬한 예술성을 드러내 주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최명익이 그의 고향 평양을 중심으로 간행한 동인지 <단층>이 등장한 1930년대 초는 이 땅의 문학이 근대 문학적인 성격에서 현대 문학적인 성격으로 전환하는 시기였다고 조연현씨는 그의 <한국 현대 문학사>에서 지적하고 있다. 
 <심문>을 포함한 이 무렵 그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정신적인 허무에 사로잡힌 생활 무능력자이거나 절망적인 인간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일제 말기의 어둡고 암울한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그 같은 말기 문학의 특성 중의 하나가 심리적․사상적으로 허무적이고 절망적인 색채를 농후하게 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명익은 1930년대 지식인 소설의 대표적 작가인 이상(李箱)과 1950년대 손창섭(孫昌涉)으로 이어지는 심리소설의 지평을 열어 놓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암울한 식민지 시대의 말기적 증후를 드러내 주고 있다는 데서 문학사적인 의의를 지닌다. 


* 공간의 상징성 
특급기차 - 속도 (주인공의 의지와 상관없이 속도감 있게 달려감) 
인간의 의식 - 의식/무의식이든 생각들이 끊임없이 떠올랐다가 사라짐.
(즉 작가는 특급기차를 주요 공간으로 설정함으로써 끊임없이 떠오르는 인간의 의식의 속성을 빗대고 있음.)  


* 의식의 흐름 기법이 보이는 소설 
  오상원 <유예> 선우휘 <불꽃> 이상 <날개> 이인성 <낯선 시간 속으로> 최수철 <얼음의 도가니> 최윤 <푸른 기차> 윤대녕 <빛의 걸음걸이> 등 


* ‘심문’에 드러난 역설 
이 작품에는 역설의 기법이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먼저 현혁의 경우, 애인 여옥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김명일에게 팔아먹는다는 식의 설이다. 그리고 여옥은 김명일의 도움으로 현혁에게서 벗어나게 되지만 바로 그 사실로 인해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인생에 대해 더없이 침중한 역설이다.  또한 작중 화자인 '나' 즉 김명일의 역설은 여옥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잃고 마는 데에 있다. 작가는 과거 마르크스주의자 현혁의 심리, 여옥의 두 남자로 향하는 심리, 그리고 그 두 인물을 바라보는 화자인 중년 사내 ‘나’의 심리를 밀도 있게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본질 탐구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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