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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오정희, <중국인 거리> 해설 정리

by 솜비 202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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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및 줄거리 

1979년 『문학과 지성』 봄호에 발표된 오정희의 단편소설.
작품의 무대가 된 인천의 중국인 거리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무대가 되었던 지역이며, 한국전쟁의 참담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소설 「중국인 거리」는 화자인 소녀 ‘나’의 시점을 통해 황폐한 중국인 거리의 삶과 그 속에서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회상의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작가는 아홉살 소녀의 감수성을 통해 중국인 거리에서의 삶들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보다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인 ‘나’의 식구들은 피난지로부터 아버지의 일자리를 따라서 중국인 거리로 이주한다.
소설의 도입에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낯선 중국인 거리의 풍경이 해인초 냄새라는 후각적 이미지를 통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주인공은 매일 아침 맞은편 집에 사는 양갈보인 메기언니를 보기 위해 치옥을 만나러 간다. ‘나’는 그렇게 치옥과 함께 메기언니의 방에서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한다. 그런 화자의 눈에 우연히 건너편 이층집 중국인 남자의 얼굴이 들어온다. 그를 통해 주인공은 설명할 수 없는 슬픔과 비애를 경험하게 되며, 바로 그것이 성장의 조짐이 된다. 작가는 주인공의 그러한 성장의 과정에 고양이, 메기언니, 할머니의 죽음을 배치한다.
주인공은 지아이들이 칼을 던져 부대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도둑고양이를 죽이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그날 밤 술 취한 흑인이 메기언니를 집 밖으로 던져버리고, 그로 인해 메기언니가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뒤이어 주인공의 할머니가 치매로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난다. 일련의 죽음을 경험한 ‘나’는 할머니의 애지중지하던 동강난 비취반지를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근처에 묻어버리고서 “인생이란”이라 중얼거리며, “복잡하고 분명치 않은 색채로 뒤범벅된 혼란에 가득찬 어제”에서 “수없이 다가올 내일들”로 나아간다. 이렇듯 통과제의를 거치며 어른이 되어가는 소녀의 모습은 소설의 말미에서 초경을 겪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갈래 : 단편소설, 성장소설
성격 : 회고적, 서정적, 자전적
시간적 배경 : 1950년대 전쟁 직후
공간적 배경 : 항구도시의 중국인 거리
주제 : 한 소녀의 정신적, 육체적 성장과정, 여성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인식
특징 1. 여성의 시각에서 전쟁 직후의 시대상황을 묘사
       2. 검은색과 노란색의 이미지를 통해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를 형성
       3. 대화와 지문, 대화간의 구분을 어렵게 하는 간접 화법을 사용
       4. 비유를 활용한 감각적이고 섬세한 표현


* '해인초 끓이는 냄새'의 기능
1.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체.
2. '나'의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낯선 중국인 거리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3. 몽롱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면서 성장기의 혼란스러운 의식 상태를 상징


* 주인공이 초조를 시작하는 결말의 상징성
정신적, 육체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 있던 '나'는 주변 여성들의 삶을 보며, 서서히 여성으로서의 삶이 지닌 비극성을 자각한다. 결말 부분의 초조는 '나'가 여성으로서의 삶을 숙명적으로 시작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삶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절망감과 막막함을 느끼는 것이다.


* 전후문학과 여성문학의 성격을 모두 갖춘 성장소설
전쟁직후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전후소설은 일반적으로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건이 전개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가정이라는 공간에 속한 여성들의 시각에서 전쟁이 남긴 상처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에서 남성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드러난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최소한의 생계를 책임지지만 물질적, 정신적으로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하면서 어머니에게 끊임없는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안겨주며,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할아버지는 불륜을 저질러 할머니를 평생 한스럽게 만든다. 매기 언니를 살해한 흑인 병사도 여성에게 고통을 주는 주변적 존재라는 점에서 이들과 마찬가지이다. 여성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유일한 남성인 중국인 청년은 '나'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일시적으로 불러일으키지만, 마치 유령처럼 현실감이 드러나지 않는 존재이다. 이처럼 남성중심적인 사건전개와 시각에서 벗어나 어린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 억압적인 전후 현실 상황을 섬세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후문학과 여성문학의 성격을 모두 갖춘 성장소설로 볼 수 있다.

 

 

현대소설 오정희, <중국인 거리> 해석 해설 핵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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