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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어른의 관점에서 해석해 본 동화 - 어부와 지니

by 솜비 2017. 11. 28.

 

옛이야기는 그 특성상 읽는 사람에게 교훈을 전달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줄거리와 구성이 어렵지 않고 명료해야 하기 때문에 옛이야기들은 보편적으로 이러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전래동화나 민담 등의 우리나라 이야기뿐만 아니라 행복한 왕자, 아기돼지 삼형제 등 세계의 여러 다른 나라들의 이야기에서도 그 특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부와 지니’도 어부가 지니를 도와주고 큰 상을 받게 되는 일, 마법에 걸린 왕자의 아내가 마법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물고기로 변하게 하는 등 악행을 한 일을 통해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면하는 교훈을 주고 있다. 또, 어부가 들려주는 유난 왕과 현자 두반의 이야기와 그 안에 액자식으로 포함되어 있는 신바드 왕과 매 이야기, 앵무새와 어떤 남편의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을 돕는 자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은혜를 갚기는 커녕 도리어 해를 입히는 행위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 옛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교훈을 얻고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데, 그 교훈을 잘 알아낼 수 있도록 이야기들은 일반적으로 줄거리가 간단하고, 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하다. 그러나 ‘어부와 지니’는 이야기의 구조가 다소 복잡하다.

‘어부와 지니’는 가난한 어부가 어느 날 항아리 안에 갇혀있던 지니를 구해주고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하나 기지를 발휘하여 지니를 통해 팔자를 고치게 된다는 내용으로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구성상으로는 지니를 꾸짖는 과정에서 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고, 그 이야기 안에서 비유를 하기 위해 또 다른 이야기를 끌어들여 결국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야기가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인지 헛갈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거기다가 어느 사이에 어부의 이야기가 주인공의 위치에서 밀려나고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는 왕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이렇게 ‘어부와 지니’는 ‘어부와 지니’라는 이야기 안에 이야기가 또 들어있는 액자식 구성을 띄고 있으며, 마법에 걸린 왕자 이야기까지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복합적인 구성 형태를 보이고 있다.

‘어부와 지니’가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이렇게 복잡한 구성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 이야기 또한 액자식 구성 안의 내부 이야기라는 점에 있다. 어부와 지니는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세헤라자드가 해주는 이야기 중에 하나이다.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헤라자드가 들려주는 다른 이야기들도 모두 액자식 구성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른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구성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부와 지니’ 또한 액자식 구성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이야기의 주제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어부와 지니의 주제는 액자식으로 내부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의 주제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주제를 담고 있는 사건의 비유 혹은 이해를 위해 이야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복잡하게 보일 수도 있는 액자식 구성은 내부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더욱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하나의 장치이며, 반복적으로 알려주어 주제를 강조하는 역할까지 해내는 것이다.

‘어부와 지니’는 하나의 교훈적인 이야기면서, 세헤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로써 ≪아라비안나이트≫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역할을 가진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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