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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세계의 동화 - 빨간 모자 해석 분석

by 솜비 2020. 1. 25.

 

아이들은 자라면서 심부름을 참 많이 하게 된다. 잠깐 옆집에 물건을 갖다 주라는 심부름부터 슈퍼마켓에서 무언가 사오라는 것까지 다양한 심부름을 많이 하게 된다. 이것을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어떤 일을 성취한 후에 오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면서 아이들은 성공 경험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된다. ‘빨간 모자’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심부름’을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평소 엄마가 ‘슈퍼마켓에 가서 대파 한 단만 사오너라’하고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아이는 엄마에게서 돈을 받아들고 심부름 길에 나선다. 그런데 그 심부름길에는 무수한 유혹들이 자리잡고 있다. 손에 돈은 쥐어져 있고, 맛있는 순대와 떡볶이를 파는 분식집도 있고, 아이들이 시끌벅적 뛰노는 놀이터도 있으며, 문구점을 지날 때에는 신나게 오락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도 보인다. ‘딴 데 한눈팔지 말고 얼른 갔다 와’라는 엄마의 말이 귓가에 울리는 것 같지만, 아이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또 갈등한다. ‘놀고 싶다, 이 돈으로 맛있는 것을 실컷 사먹으면 좋겠다, 잠깐 오락기 구경이나 할까? 그렇지만 엄마한테 혼날지도 모르는데. 아냐, 조금이면 괜찮을거야.’하고 수없이 갈등하다가 결국에 아이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한눈을 팔게 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심부름을 하는 아이의 이런 흔한 갈등 상황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빨간 모자’이다. 빨간 모자를 읽으면서 아이는 자신과 너무나 똑같은 갈등 상황에 놓이고, 그 갈등에 빠지는 빨간 모자가 매우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어 한다. ‘나도 이렇게 했는데, 빨간 모자도 다르지 않았구나, 맞아 이러는 게 당연한 거야.’하는 생각까지 하면서 빨간 모자의 행동에 동감하고,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빨간 모자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런데 할머니와 빨간 모자가 늑대에게 잡아먹히게 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아이는 뜨끔하게 되고, 굉장히 불안해진다. 왜냐하면 빨간 모자가 곧장 심부름 가지 않고, 늑대와 이야기를 하고, 꽃을 꺾으면서 논 행동들 때문에 할머니와 빨간 모자에게 불행한 일이 생긴 것 같기 때문이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심부름을 가다가 다른 갖가지 유혹들을 못이겨서 한눈팔면 엄마, 할머니와 같은 내 주변 사람도 잡아먹히고, 나도 잡아먹힌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아이는 할머니와 빨간 모자가 다시 살아나고, 나쁜 늑대가 죽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늑대’라는 나쁜 존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갖는 안도감이나 심부름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아이가 ‘어차피 할머니도 빨간 모자도 다시 살아났고, 이제 늑대도 죽었으니까 다시 딴청을 부려도 괜찮겠지?’ 혹은 ‘심부름하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하는 등의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을 원천봉쇄한다.

엄마는 다시 빨간 모자에게 심부름을 시키게 되고, 빨간 모자는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이라는 불안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씩씩하게 출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빨간 모자는 또다시 늑대를 만나게 되지만, 이번에는 딴짓하지 않고 무사히 심부름을 완수한다.

빨간 모자의 씩씩한 태도와 충실히 과제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빨간 모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한눈팔지 않고 충실히 이행한다면, 자신의 주변사람이나 자신에게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며 그런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소중한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번의 심부름에서는 이야기 후반부의 빨간 모자처럼 심부름을 잘 해내고, 과제를 잘 수행해 낸 자신에게 뿌듯해하고, 아이는 또 한 칸의 자신감을 늘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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