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동화 - 세 개의 깃털 해석 분석

 

예나 지금이나 값진 물건을 얻을 때에는 그 값에 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별 것 아닌 물건은 공짜로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값진 물건을 공짜로 얻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세 개의 깃털’에서는 값진 세 가지 물건을 아무 대가 없이 거저 주는 놀라운 현상을 볼 수 있다.

이야기에서 지하로 내려온 막내아들에게 두꺼비는 양탄자와 반지, 처녀를 아무 고민도 망설임도 없이,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값진 물건들을 마법같이 만들어 내어 준다. 그것을 막내아들 또한 고마워하지도 않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챙겨서 가지고 간다. 게다가 막내아들은 그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 어느 누가 그토록 값진 물건들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공짜로 내어준단 말인가? 공짜로 값진 물건을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조차도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묘하고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두꺼비는 어째서 안면이 있는 사람도 아닌, 처음 본 막내아들에게 값진 물건들을 아무 대가 없이 내어준 것일까?

두꺼비가 그렇듯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순순히 값진 물건들을 내어준 것은 아마도 두꺼비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막내아들에게는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두꺼비는 오히려 막내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그것이 당연한 그의 임무였을지도 모른다.

두꺼비는 양탄자와 반지 모두 보관하고 있었던 것처럼 상자에서 꺼내어 주었다. 아름다운 처녀만큼은 상자에 넣어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은 두꺼비를 변신시켜 보냈다. 이 과정들을 살펴보면, 두꺼비가 그 물건들을 내어주거나 만들어 주는 데에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들로 미루어 자신이 그 물건들을 내어줄 때를, 막내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만약에 두꺼비의 소유물이거나 두꺼비가 필요한 물품이라면 그것들을 직접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물건들을 내어주는 데에 조금의 고민이나 망설임이 있었을 것이다.

또, 두꺼비가 아들의 신분이나 그 물건의 필요성을 아들에게 묻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낯선 이가 자신이 사는 곳에 찾아왔다면 그 사람이 누군지 물어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후에야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을 수 있는 것이다. 두꺼비는 물건의 필요성 또한 묻지 않았다. 상대방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필요하다면 왜 그 물건이 필요한지 그 답을 들은 후에야 물건을 내어줄지 말지 결정할 텐데, 두꺼비는 앞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내아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족족 모두 내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두꺼비가 세 가지 물건에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으며, 물건을 찾으러 내려 올 막내아들을 기다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자, 나는 이런 식의 이야기가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에게는 막내아들처럼 그저 원하면 값진 물건들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막내아들은 대가를 치루지 않고, 큰 어려움이나 노력이 없이 값진 보물들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누군가가, 혹은 어떤 느낌이나 표식이 정해준대로 열심히 가기만 하면 무언가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으며, 어떤 것이든 무언가를 얻으려 할 때에는 그에 걸맞는 노력이나 대가가 필요하다. 교재에서는 막내아들이 지하로 내려가 값진 것을 얻어오는 것을 ‘본능’이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상징하며, 그것을 표현했다고 할지라도 어린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본능이나 무의식을 의식하고 받아들여 그것을 자아나 의식과 같은 다른 것들과 통합하는 데에도 어린이들 나름대로의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즉, 그 수많은 시도와 노력과 같은 수고로움들이 보물을 얻은 것에 대한 대가인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에서는 값진 보물을 얻는 것에 대한 어린이들의 시도와 노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이것은 애초에 의도했던 아이들 내면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고, 옳지 못한 사고방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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