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현대문학

김소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해석 / 해설

솜비 2022. 7. 19. 01:01

나는 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함께, 나란히)

        (소원, 소망)  (    우리 민족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 있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벌판)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동무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고 싶은 소망)

즐거이, 꿈 가운데.                                                    1연 : 동무들과 함께 농사지으며 사는 평화로운 삶 소망

 

그러나 잃은 내 몸이여,

(시상의 전환 : 소망 → 절망)  (집 : 삶의 터전. 국토, 국권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 있음)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보습 대일 땅 : 농사지을 땅)

(국토와 국권을 상실한 우리 민족의 현실)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아침부터 저물 무렵까지)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2연 : 집과 땅을 잃은 자의 탄식

(새롭고 새로운)

 

동이랴, 남북이랴  (목적지 없이 여기저기 떠도는 유랑의 상황)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임은, (희망은 아득하게 멀리 있음)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다리에                          3연 :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고통과 절망의 상황

(절망)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시상의 전환 : 절망 → 희망)   (황송한 :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에 감사하고 있음)

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미래지향적 극복 의지)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꾸준하고 끊임없는 극복 의지)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을 김매이는.

                                                (산비탈의 밭을 경작함 -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

                                                                            4연 : 고통과 절망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미래지향적 의지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남성적, 저항적, 의지적, 참여적

주제 : 국토를 잃은 절망적 현실과 현실 극복 의지

특징과 표현

1. 꿈꾸었던 삶과 현실을 대조하고 희망적 미래를 제시

2. 어조의 변화(절망→희망)를 통해 시상을 전개

3. 영탄법과 도치법을 통해 현실 극복 의지를 드러냄

4. 김소월의 초기 시와는 다른 경향을 보임

 

 

 

시대 상황과 시적 화자

1920년대 일제의 토지 수탈 정책으로 인하여 '땅을 빼앗긴 농민'을 화자로 볼 수 있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땅을 되찾으려는 꿈을 잃지 않는 시적화자의 모습을 통해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역사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김소월의 현실 인식 변화

'임의 부재'에서 비롯된 한과 체념의 정서에서 벗어나 국권 상실이라는 비극적 현실 인식과 그러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저항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민족 공동체로서의 정서를  땅의 상실이라는 구체성에 바탕을 두어 작품의 효율성을 얻고 있다.

일제 강점하의 현실 상황에서 그저 한스럽다며 울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는 적극적 자세를 드러내는 것으로,

개인적 서정의 세계에서 민족 모두의 문제로 시적 인식의 폭을 확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강렬한 역사의식과 현실 극복의지가 드러나 있어서, 한과 비애의 시인인 김소월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시 '진달래꽃'과의 비교

'진달래꽃'은 임이 사라진 시대의 비장한 감회를 노래한 데 반해, 

이 시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 체념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표출하고 있다.

 

 

 

 

 


 

 

 

 

김소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원문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을 김매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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