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월, 8개월 아기 - 빡센 주말 육아 일기
5월 18일 토요일
다복이 오전에 병원 진료가 있어서 갔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3일치만 더 먹고 괜찮으면 안와도 된다고 했다.
상태 괜찮으면 2일만 더 먹으라고 했는데 2일만 더 먹어도 될 것 같다.
콧물은 맑거나 하얗게 조금 나오고, 가래끓는 기침이 좀 잦은 편이긴한데 호전되는 속도를 보면 이틀이면 충분할 것 같다.
병원 진료 끝나고 은행나무길에 갔다.
제대로 걸어본건 처음인데 나나도 좋아하고 짧은 나들이로 좋았다.
집에 갈 때 졸린 상태의 다복이가 계속 울었다는 것만 빼면ㅠㅠ..
차라리 아예 충분히 자고 일어난 상태로 깨어있거나 아니면 업어서 재워가지고 카시트에 눕혀야 할 것 같다.
다음달에 시가에 갈 예정인데 차에 짧게 짧게 태워보면서 계속 방안을 고민중이다.
미세먼지도 없고 화창한 것이 날씨가 엄청 좋았는데 햇볕에 가면 꽤 더웠다.
은행나무길은 그늘이어서 피크닉하기에 참 좋은 것 같다.
나중에 도시락 싸서 다시 가기로 했다.
이제 다음주부터는 나나 반팔 입혀서 등원해도 될 것 같다.
하도 감기에 자주 걸려서 계속 다들 긴팔이었다가 석가탄신일에 비오고 이틀 춥더니만 어제부터 날이 꽤 더워졌다.
다복이는 어제부터 칠부, 나나는 일요일부터 반팔을 입었다.
남편이 추천해준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를 며칠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드디어 정주행 완료.
물리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심혈을 기울여 만든 듯한 작품이라 재미있게 잘 봤다.
시즌2는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고, 원작 소설도 궁금하다.
한번 슬쩍 살펴보고 소설 읽을만하면 내가 읽어야겠다 ㅋㅋㅋ
5월 19일 일요일
주말은 역시 힘들다ㅜㅜ..
나나가 낮잠을 안잔다고 해서 분명히 찡찡,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역시나 몇번 찡찡거리고 울었다.
그래도 약속해서인지 횟수는 많지 않았다는게 다행인점...ㅎㅎ
나나는 8시반에 잘 준비하고 들어가서 아빠랑 9시쯤 잠들었고,
다복이는 이미 7시반부터 졸려서 칭얼거리는데 버티다가 8시반 넘겨서 나나랑 같은 시간 즈음에 재웠다.
내일은 무조건 6시 기상이다 ㅋㅋㅋㅋㅋㅋ
알면서도 일단 묵은 대화를 나누고 각자 좀 쉬면서 나는 일기도 쓸 시간이 생겼다.
다복이가 점퍼루나 보행기에서 혼자 안놀고 자꾸 안아달라고 손을 뻗고 칭얼거려서 자주 안아주었다.
가까이 가면 안아달라고 손뻗는게 너무 귀엽고 안쓰럽다..ㅜㅜ
상황이 못안아줄 상황만 아니면 웬만하면 안아주려고 한다.
보행기에 앉아있는것보다 돌아다니거나 여기저기 바닥에 앉혀서 색다른 활동을 하는게 좋은가보다.
허리힘이 많이 길러졌는지 제법 혼자 앉아있기도 하고, 혼자 앉아있다가 기울어지기도 한다.
거대한 코끼리 인형을 꺼낼 시간이다! 애기의 안전한 등받이가 되어줄 코끼리 인형을 꺼내서 세탁했다.
나나는 대변 기저귀를 완벽하게 뗐다.
응가 마려우면 변기에 앉아서 힘주다가 안마렵다고 가버리는 때도 있긴 한데 점점 횟수도 줄고 있고,
나보고 앞에서 응가! 같이 해달라고 하다가 오늘은 혼자 하겠다고 하길래 할 일 하고 있었는데
응가 다했다고 해서 가보니 진짜 다해놨다. 세상 기특..!
그리고 여태 쉬랑 응가가 같이 마려우면 쉬랑 응가를 서로 다른 변기에 하곤 했다.
뭔가 두가지를 겹쳐서 그 위에 볼일을 보는게 이상하다거나 찝찝하다거나 튈까봐 싫은가보다.
근데 오늘은 쉬랑 응가를 같은 변기에 같이 했다.
이것도 굉장히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한꺼번에 처리하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고.
밤기저귀도 아예 뗀지 꽤 됐는데 새벽에 깨워서 소변 보게 하는걸 하다가 요근래 한달 정도는 아예 깨우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이 새벽에 깨워서 소변보게 하면 습관이 되서 계속 새벽에 깨는 아이가 된다길래.
안그래도 곤히 자는 애를 새벽에 깨우는게 매우 탐탁치 않았는데 전문가 소견을 듣고는 이후로는 안깨우고있다.
차라리 자다가 바지에 쉬를 싸면 그걸 치우는게 낫겠다 싶다.
한달 정도 됐는데 자다가 바지에 쉬를 하는 경우는 두어번 밖에 없었다.
역시 안깨워도 될정도로 많이 컸다.
대신에 자기 전에 꼭 쉬하고 자게 하고, 잠자리에선 물도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한다.
며칠전에는 새벽에 자다가 깨서 쉬하겠다고 해서 얼마나 기특하던지..! ㅠㅠ
쉬마려워서 깬건지, 마침 잠이 좀 깼을때 쉬한다고 한건지 모르겠지만 뭐건 새벽에도 자다 깨서 변기에 소변을 본다는게 너무 기특하다.
요새 뭐때문에 피부가 뒤집어졌는지 양쪽 볼에 계속 화농성 여드름이 두어개씩 나더니만 흉터가 되고 얼굴이 지저분해졌다. 만지면 오돌토돌하고 여드름은 계속 생기고... 하...ㅜㅜ
매일 쓰는 화장품 루틴이 깨지면서 발생한 것 같다.
같은 것을 연달아 사용해야 하는데 밤엔 안방에 초예민한 남편이 자고 있으니까 화장품을 대충 컴퓨터방에 있는걸 쓰다보니 이것 썼다가 저것 썼다가 피부가 적응을 못하면서 뒤집어진게 아닌가 싶다.
피부가 뒤집어지면 잘 맞던 것도 안맞고, 뭘 발라도 화농성 여드름이 생기고, 그게 흉터가 되고,
빈 자리에 또 여드름이 생기고 붉어진 여드름에 검게 변한 흉터에... 아주 난장판이 된다.
뭘발라도 노답이 되어서 한숨만 쉬다가 전에 시드물에서 병풀 에센스로 가라앉힌게 생각나서
시드물에 들어갔더니 사용했던 병풀 에센스는 바뀐 것 같고 상당히 많은 종류의 화장품이 생겼다.
며칠 고민하고 고르다가 상담 게시글을 올려서 제품을 몇개 추천받고 구입해서 엊그제 왔다.
3일 발랐는데 괜찮은가싶더니 오늘은 여드름이 몇개 올라왔다...ㅜㅜ...
화농성은 아니지만 맞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할 때 나오는 여드름이다.
추천받은게 6개 정도 되는데 뭐가 안맞는건지... 괜히 추천받아서 잔뜩 샀나 싶다.
하나씩 써보면서 맞는걸 골라내야겠다.
시드물 화장품을 구입하고서 이제부터 천연 화장품만 써야지 하고 화장대를 싹 정리하고 비우고 버렸다.
진작 했어야 하는 정리인데 이제서야 하는 것 같다.
안쓴 화장품, 쓰다가 안맞아서 중단한 화장품들 다 팔거나 버려야 하는데
오늘 시드물 화장품이 안맞는걸 보니까 굳이 팔거나 버릴 필요가 없다 싶다.
하나씩 내 피부에 실험해보면서 맞는걸 찾아가고, 안맞는건 몸에 발라서 소모해야겠다.
팔아봤자 헐값이고 잘 팔리지도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