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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별신굿 <탈굿> 분석

by 솜비 2019. 5. 10.

동해안별신굿 <탈굿> 분석

 

보통 무당들의 ‘굿’이라 하면 화려한 색색의 옷을 입고, 칼이나 방울, 부채 따위의 물건을 흔들며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행위를 떠올린다. 또한 마을이나 집안의 나쁜 일, 액운을 쫓을 때 주로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탈굿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굿’의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달라서 굿이라기보다는 탈놀이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굿은 만신 1인이 주도하여 말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혹은 도와주는 무당들도 그리 많지 않은 수가 등장한다. 벌대감굿과 비교하여 보더라도 거의 모든 이야기를 만신 혼자서 하는 데에 비해, 탈굿의 경우에는 만신은 그저 곁다리에 불과하다. 탈을 쓴 등장인물들이 한바탕 실컷 연행한 후에야 그 놀이판을 마무리하듯이 나타난다. ‘굿’임에도 무당이 주인공이 아닌 셈이다.

관객들에 대한 태도와 관객들의 반응도 전혀 다르다. 일반적인 굿에서는 관객이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존재나 다름없다. 서울굿의 경우에도 만신이 대주나 기주, 혹은 다른 구경꾼들에게 간단한 답을 하게 하는 일 외에는 특별히 함께 무언가를 하거나 즐기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만신과 대화를 나누고, 응답해주는 이들은 주로 도와주는 만신들이나 장구잽이였다. 그러나 탈굿은 등장인물과 관객의 경계를 무색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의 연행에 크게 웃고, 즐기고, 대답을 해주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은 함부로 관객들 사이를 뛰어들고, 심지어는 끌고 와서 성행위를 모사하는 등 굿판 자체가 굉장히 활달하고 적극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굿은 굿이 아닌, 탈놀이나 마을의 축제와 같은 느낌이 든다.

탈놀이 연행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뚜렷한 역할가면극, 걸쭉한 욕설과 행위 모사도 큰 몫을 한다. 욕설은 대부분 성행위, 성기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거기다가 행위모사 또한 굉장히 적나라하다. 일반적인 굿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굿이 이렇게나 많이 변모한 것이고,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탈굿은 일반적인 굿의 형식에서 많이 벗어나 연행과 축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특히나 별신굿은 어민들의 풍어와 안전, 부락민의 평안과 장수를 비는 복합적인 형식의 부락제라고 한다. 추측하건대, 어민들과 부락민을 위해 마을에서 여는 굿이니만큼, 굿의 여러 과정들 중에 마을사람들을 위한 과정인 ‘탈굿’과정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만큼은 청배한 많은 잡귀잡신들과 만신은 조금은 뒤로 물러나 관객들 속에서 관객이 되고, 마을 사람들이 등장인물도 되고, 관객도 되는 것이다. 탈굿의 뒷부분에서는 양반이 죽어 무당을 불러오고, 무당에 의해 양반이 다시 살아나고, 무당과 등장인물들이 모두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이 부분이 통상의 ‘굿’에서 주객전도 되었던 마을 사람들과 무당이 모두 함께 어울려 마을의 제의를 즐김으로써 신만을 위한 굿이 아닌, 신과 인간 모두를 위한 굿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당에 의해 양반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는 신과 인간의 중간자의 입장에 있는 무당을 통해 인간이 신의 도움을 받고 그 생을 건강히 이어간다는 뜻으로 보인다.

동해안별신굿의 ‘탈굿’과정을 통해 굿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늘상 간접적으로 보아왔던 ‘굿’은 순전히 신들과 만신만의 놀이판이었다. 그것이 결국은 인간에게 이롭게 작용한다고 할지라도 탈굿과정처럼 신과 인간이 함께 소통하며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그것을 해소하고,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할 수 있게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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