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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김기택, '바퀴벌레는 진화 중' 해석 / 해설

by 솜비 2022. 6. 16.

* 임의로 행 구분을 해두었습니다. 원문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믿을 수 없다. 저것들도 먼지와 수분으로 된 사람 같은 생물이란 것을.]   도치법

                    (바퀴벌레. 물질문명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소재)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만 살면서도 저렇게 비대해질 수 있단 말인가.

                                 (현대 물질문명을 상징)                      (환경이 오염된 현대에도 잘 적응하는 바퀴벌레의 생명력)

살덩이를 녹이는 살충제를 어떻게 가는 혈관으로 흘려보내며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를 똥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 입을 벌릴 수 밖엔 없다. 쇳덩이의 근육에서나 보이는 저 고감도의 만첩성과 기동력 앞에서는.  도치법

(바퀴벌레의 생명력에 대한 감탄.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반어적 표현)

                                                                                                        1연 : 바퀴벌레의 끈질긴 생명력

 

사람들이 최초로 시멘트를 만들어 집을 짓고 살기 전, 많은 벌레들을 씨까지 일시에 죽이는 독약을 만들어 뿌리기 전,

(물질문명이 발달하기 이전)

저것들은 어디에 살고 있었을까. 흙과 나무, 내와 강, 그 어디에 숨어서

흙이 시멘트가 되고 다시 집이 되기를, 물이 살충제가 되고 다시 먹이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현대 문명의 발달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

빙하기, 그 세월의 두꺼운 얼음 속 어디에 수만 년 썩지 않을 금속의 씨를 감추어 가지고 있었을까.

(혹독한 외부환경)                                                               (바퀴벌레의 끈질긴 생명력을 형상화)

                                                                                                         2연 : 인간 문명의 발달과 생태계 파괴

 

로봇처럼, 정말로 철판을 온몸에 두른 벌레들이 나올지 몰라.

                           (파괴된 환경에 적응한 변종 바퀴벌레들)

[ 금속과 금속 사이를 뚫고 들어가 살면서 철판을 왕성하게 소화시키고 수억 톤의 중금속 폐기물을 배설하면서 불쑥불쑥 자라는 잘 진화된 신형 바퀴벌레가 나올지 몰라.     [   ] : 심각한 환경오염 상태와 미래에 대한 우려

보이지 않는 빙하기, 그 두껍고 차가운 강철의 살결 속에 씨를 감추어 둔 채 때가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신형 바퀴벌레가 출현을 준비하는 기간)

아직은 암회색 스모그가 그래도 맑고 희고, 폐수가 너무 깨끗한 까닭에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반어적으로 표현.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킴)

숨을 쉴 수 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뜬 채 잠들어 있는지 몰라.

                                                                                                        3연 :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미래에 대한 우려 

 

 

 

핵심정리

갈래 : 산문시, 서정시

성격: 반어적, 상징적, 현실비판적, 묘사적, 산문적, 직설적

주제 : 문명 발달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의 심각성 고발

특징과 표현

1. 반어적 어조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문제의식을 드러냄

2. 바퀴벌레의 생명력을 구체적이고 직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주제를 강조

3. 바퀴벌레라는 소재를 통해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현실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독자가 이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함

 

 

 

이 시의 '바퀴벌레'의 의미

바퀴벌레는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 죽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다. 

'1연에서 바퀴벌레는 시멘트'와 '살충제'로 대표되는 비생명적 공간에서 자신을 '쇳덩이'와 같이 비생명적인 것으로 바꿔서 살아가고 있다. 이는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비생명적이고 기계적인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변화인 것이다.

2연에서 바퀴벌레는 '금속의 씨'로 변화한다. 미래를 이어나갈 번식 기능으로서 생명성까지 금속으로 철저하게 진화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3연에서 시적화자는 로봇 바퀴벌레를 상상하고 있는데 이처럼 오염된 문명에 따라 진화해가는 바퀴벌레는 문명을 발전을 위해 오염시키고, 그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명성을 잃어갈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 시의 문학적 가치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부딪치는 문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대해진 바퀴벌레를 통해, 오늘날 현대 문명이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는지는 몰라도 그 대가로 심각한 환경 파괴를 가져왔음을 반어적,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충격과 깨달음을 주는 동시에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상호텍스트 -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나타낸 시

1. 최승호, '공장 지대'

2. 기형도, '안개'

3. 백무산, '처용가'

 

 

 

김기택의 첫 시집 <태아의 잠>에서 보이는 발상의 특이성

<태아의 잠>에서 흔히 시적 대상으로 삼지 않는 동물들을 시적 대상으로 하여 세밀한 관찰에 의해 동물들의 움직임과 삶의 방식을 형상화 했는데 동물적인 본성만을 단순히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인간 본위의 욕망에 의해 굴절되고 억압된 본능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발상의 특이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기택, '바퀴벌레는 진화 중'  원문

 

믿을 수 없다. 저것들도 먼지와 수분으로 된 사람 같은 생물이란 것을.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시멘트와 살충제 속에서만 살면서도 저렇게 비대해질 수 있단 말인가. 살덩이를 녹이는 살충제를 어떻게 가는 혈관으로 흘려보내며 딱딱하고 거친 시멘트를 똥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입을 벌릴 수 밖엔 없다. 쇳덩이의 근육에서나 보이는 저 고감도의 만첩성과 기동력 앞에서는.

 

사람들이 최초로 시멘트를 만들어 집을 짓고 살기 전, 많은 벌레들을 씨까지 일시에 죽이는 독약을 만들어 뿌리기 전, 저것들은 어디에 살고 있었을까. 흙과 나무, 내와 강, 그 어디에 숨어서 흙이 시멘트가 되고 다시 집이 되기를, 물이 살충제가 되고 다시 먹이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빙하기, 그 세월의 두꺼운 얼음 속 어디에 수만 년 썩지 않을 금속의 씨를 감추어 가지고 있었을까.

 

로봇처럼, 정말로 철판을 온몸에 두른 벌레들이 나올지 몰라. 금속과 금속 사이를 뚫고 들어가 살면서 철판을 왕성하게 소화시키고 수억 톤의 중금속 폐기물을 배설하면서 불쑥불쑥 자라는 잘 진화된 신형 바퀴벌레가 나올지 몰라. 보이지 않는 빙하기, 그 두껍고 차가운 강철의 살결 속에 씨를 감추어 둔 채 때가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아직은 암회색 스모그가 그래도 맑고 희고, 폐수가 너무 깨끗한 까닭에 숨을 쉴 수 가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만 뜬 채 잠들어 있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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