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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관절인형

구체관절인형 봄아트돌 별

by 솜비 2019. 10. 30.

구체관절인형은 고등학생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처음 알게 됐었다.
오밀조밀 예쁘고 큼직하면서도 가발, 안구, 옷을 다양하게 갈아입힐 수 있다는게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내가 알던 미미, 쥬쥬, 바비 인형이랑 정말 달랐다.
그냥 차원이 다르게 예뻐보였다.
갖고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보았는데 학생이던 내 용돈으로는 턱도 없이 비쌌다.
그대로 포기했고, 10여년을 잊고 지냈다.


성인이 된 나는 미미, 바비, 디즈니 베이비돌, 제이돌을 거쳐서
드디어 구체관절 인형을 구입하게 되었다.
첫번째 구체관절인형은 값도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작고 예쁜 USD 인형이었는데
리나슈슈의 베이직 마리였다.
너무너무 예뻤지만, 뭔가 나의 깊은 덕심(ㅋㅋ)을 충족시켜주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다시 보냈다.
그리고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어린아이 모습의 인형이 아니라, 여성스러운 어른에 가까운 인형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너무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그래서 들이게 된게 두번째 구체관절인형.
루츠의 클로에였다.
클로에가 도착했던 날은 진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어쩜 이렇게 오밀조밀하고 어여쁠까.
모아두었던 가발들을 씌우면서 진짜 행복했다 ㅋㅋ

그리고 세번째로 들이게 된 구체관절인형이 바로 '봄아트돌 별' (첫번째 구관 USD는 보냈으니 실상은 두번째임)
여성스러우면서도 아기같은 얼굴이 매력적인 인형이었다.
아마 내가 가지고 있는 구체관절인형들 중에 가장 어려보이는 얼굴일 것 같다.
우리집 막내를 맡고 있는 '봄아트돌 별'.















길고 늘씬한 팔과 다리를 가졌고,
여성스러우면서도 베이비 페이스의 느낌이 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아련한 느낌의 얼굴을 하고 있다.




 



혹자는 내 취향을 보더니만 성괴 취향이라고 했다 ㅋㅋㅋ
인정. 난 그런 눈크고, 코가 오똑한 오목조목한 얼굴을 좋아한다. 내가 갖고 있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눈물)
남들이 뭐라고 하건 뭐, 상관하지 않는다.
그냥 내 취향이니까 :) 남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나만 즐거우면 된다.











그래서 휴일의 나는 내 인형들에게 다양한 가발을 씌워주고 사진을 찍어준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예쁜 옷이 없다는 것...
큰맘 먹고 옷을 몇벌 사기는 했는데
어째 사람인 내 옷보다 몇 갑절은 더 비싼지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근데 막상 사서 보면 비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고 고퀄이라 ㅜㅜ
구체관절인형 위시(위시리스트)를 다 채우고 나면 큰맘먹고 비싸더라도 예쁜 옷을 사주고 싶다.













이런 나를 보고 또 혹자는 '돈아깝게 왜 아무 쓸모도 없는 인형을 사냐, 차라리 돈모아서 명품백을 사라'고 하기도 한다.
그건 철저히 취향문제라고 생각한다.
명품백이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명품백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내가 그 후자다.
나는 명품백에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명품백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판하지 않는다.
그건 그녀들의 취향이고 기호이니까.

그러니까 나의 취향이며 기호인 '인형'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들의 취향을 존중하는 만큼, 나도 내 취향을 존중받고 싶다. 취존!

나는 인형을 사고, 인형을 가지고 놀 때 즐겁고 행복하다 :)
신상 구두나 신상 명품백을 사서 '내새끼'라고 예뻐하는 여자들과 동일하다.
단지 취향이나 물건이 다를뿐.





  

오늘은 별이 사진을 올리면서 주절주절
내 취향에 대한 글도 같이 써봤다.
누군가와 수다떠는 것 처럼 진짜 그냥 생각없이 주절주절했다.
나쁘지 않은 혼자놀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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