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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미워하지 않을 용기

by 솜비 2021. 2. 7.


독립하기 전까지 받은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폭력들에 평생을 용서하지 못할것 같고, 죽을때까지 미워할 것만 같았다.
근데 깊어진 주름들만큼 생각도 조금은 깊어진 것인지,
옛날에 돈없어서 못사주고 못해주고 신경못써준게 가끔 생각나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웬일로 철든소리를 하나 싶다.
진짜 내가 상처받은 것들에 대한 사과는 별로 못받았지만...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핏줄이라는게 그런걸까.
별거 아닌것에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금방 다시 아물게 되는 그런것일까.


죽어라 밉다가도 안쓰럽고,
목소리도 듣기싫고 꼴보기싫다가도 또 짠하고,
이제서야 조금은 변한건가 철든건가 싶기도하고...
맘 속 깊이 앙금은 있긴한데 맘껏 미워하는것도 좋아하는것도 다 마음이 편치 않다.
나도 편하고싶은데 싫은기억 미운기억 다 잊혀지지는 않고,
맘이 다 풀리면 좋겠는데 마음대로 잘 안된다.

부정적인 기억은 더 많이남고 오래남는다던데 그래서 그런걸까?
그럼 일부러 좋은기억만 불러와서 기억해야하나?
내보기엔 상처준 본인은 속편해보이는데 혼자서 또 옛날에 못해준것만 생각난다고 그러는거보면 그것도 아니구나싶고...
이제는 내 마음 속에서 조금은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을 놓아주어도 되는것일까.
이렇게 가벼이 용서해도 유년시절의 나에게 괜찮은걸까.

옛날같으면 어림없을,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이..
이제는 본인 나이의 무게만큼의 묵직함을 달고 나오는걸 보면,
그 세월만큼 나도 미움과 증오를 덜어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옛날의 어린 내가 아니니까...
내 나이의 무게만큼 조금 더 넓고 깊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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