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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신동엽, '종로 5가' 해석 / 해설

by 솜비 2021. 7. 8.

★ 시 '종로5가' 해석/해설 및 자료 스크랩 & 중요한 부분 체크

 

 

이슬비 오는 날     (암울한 분위기 조성)

종로 5가 서시오 옆에서   (서시오판 : 신호등. 소년의 운명의 갈림길 상징)

낯선 소년이 나를 붙들고 동대문을 물었다   (낯선 소년 : 농촌 붕괴와 이농을 촉발한 산업화의 희생자1)

 

밤 열한 시 반, 

통금에 쫓기는 군상 속에서 죄 없이      (시간적 배경. 상황의 절박함을 부각하고 있음)

크고 맑기만 한 그 소년의 눈동자와

내 도시락 보자기가 비에 젖고 있었다     (3~4행 : 화자의 소년의 정서적 일체감)

 

국민학교를 갓 나왔을까

새로 사 신은 운동환 벗어 품고

그 소년의 등어리선 먼 길 떠나온 고구마가     (소년이 농촌 출신임을 알려줌)

흙 묻는 얼굴들을 맞부비며 저희끼리 비에 젖고 있었다     (의인법)

 

충청북도 보은 속리산, 아니면

전라남도 해남땅 어촌 말씨였을까     (1~2행 : 소년이 시골에서 올라왔음을 나타냄)

나는 가로수 하나를 걷다 되돌아섰다     (소년에 대한 연민때문)

그러나 노동자의 홍수 속에 묻혀 그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     (소년이 헤쳐 나가야 할 비극적 운명 암시)

 

그렇지

눈녹이 바람이 부는 질척질척한 겨울날,

종묘 담을 끼고 돌다가 나는 보았어

그의 누나였을까     (허구적 상상)

부은 한쪽 눈의 창녀가 양지쪽 기대 앉아      (창녀 : 산업화의 희생자2)

속내의 바람으로 때 묻은 긴 편지 읽고 있었지

 

그리고 언젠가 보았어

세종로 고층건물 공사장

자갈지게 등짐하던 노동자 하나이     (노동자 : 산업화의 희생자3)

허리를 다쳐 쓰러져 있었지

그 소년의 아버지였을까     (연속적인 허구적 상상)

반도의 하늘 높이서 태양이 쏟아지고

싸늘한 땀방울 뿜어낸 이마엔 세 줄기 강물     (중국, 일본, 미국을 비유)

대륙 섬나라의    (대륙 : 중국 / 섬나라 : 일본)

그리고 또 오늘 저 새로운 은행국의    (새로운 은행국 : 미국 / 물결 : 외세)

물결이 뒹굴고 있었다    (반도의~있었다 : 외세 자본의 침략과 외세 의존적 경제에 대한 비판)

 

남은 것은 없었다

나날이 허물어져 가는 그나마 토방 한 칸

봄이면 쑥, 여름이면 나무뿌리, 가을이면 타작마당을 휩쓰는 빈 바람     (1~3행 : 농촌의 피폐와 몰락)

변한 것은 없었다.

이조 오백 년은 끝나지 않았다     (민중의 가난과 고통을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임. 시대가 변해도 힘겨운 민중의 삶)

 

옛날 같으면 북간도라도 갔지     (북간도 : 일제강점기 때의 피난지)

기껏해야 버스길 삼백리 서울로 왔지     (서울 : 착취의 중심지)

고층건물 침대 속 누워 비료광고만 뿌리는 거머리 마을,     (자본에 의한 착취가 횡행하는 서울 상징)

또 무슨 넉살 꾸미기 위해 짓는지도 모를 빌딩 공사장

도시락 차고 왔지

 

이슬비 오는 날,

낯선 소년이 나를 붙들고 동대문을 물었다

그 소년의 죄 없이 크고 맑기만 한 눈동자엔 이 내리고     (밤 : 소년의 암울한 미래 상징)

노동으로 지친 나의 가슴에선 도시락 보자기가     (노동으로 지친 나 : 화자가 노동자임을 알 수 있음)

비에 젖고 있었다.     (소년에 대한 연민과 도시 노동자의 암울한 현실을 드러냄)

 

- 신동엽, '종로 5가'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비판적, 회상적

주제 : 도시 노동자의 눈에 비친 절망적 현실에 대한 비판과 고발

특징과 표현 1. '비내리는 늦은밤'이라는 배경 설정을 통해 전체 분위기와 주제 형상화에 기여함.

                  2. 과거 회상 속 상황에 상상을 덧붙여 시적 대상을 확장함.

                  3. 화자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함

 

                 

 

이 시는 1967년에 발표된 신동엽의 '종로 5가'라는 작품으로 원래 서사시 <금강>의 후화<1>로 삽입되어 있다가 독립하여 한 편의 시로 완성된 것이다.

<금강>이 갑오농민전쟁을 민중 혁명으로 재구성한 것이었다고 할 때, 이 작품이 서사시의 대단원을 장식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심장한 것이다. 종로5가의 주인공은 동학혁명의 주체인 민중이 현재화된 현상으로, 신동엽 자신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는, <금강> 안에서 "세상에 항거함이 없이/오히려 세상이/ 너의 위엄 앞에 항거하려 하도록" 동학 혁명의 장렬한 최후를 장식했던 신하늬가 현재, 종로 5가의 가난한 노동자 소년으로 변모하여 있다.

 

 

 

 

<금강>

신동엽이 지은 서사시. 1967년 팬클럽작가기금으로 쓰여졌으며, 『한국현대신작전집』 제5권(을유문화사)에 발표되었다. 서화(序話)와 모두 26장으로 된 본시, 그리고 후화(後話)로 구성된 총 4,800여 행으로 짜여진 장편서사시의 성격을 지닌다. 이 작품은 전봉준(全琫準)을 주인물로 하고, 동학농민운동을 중심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영웅서사시이자 민족·민중서사시적인 범주에 속한다.

 

* 내용

「금강」은 크게 세 토막으로 전개된다. 서사는 7장까지로, 각종 민란의 발생과 동학의 태동,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한 화자의 소감과 60년대 현실에 대한 비판 등이 얽혀 있다. 본사는 23장까지로, 허구적 인물인 신하늬가 출생하고 실제 인물인 전봉준이 탄생하면서 동학운동이 생성·전개·소멸되어 마침내 전봉준 등 동학 지도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부분이다. 결사는 전체적인 찬양시와 진아의 후일담 및 아기 하늬의 출생으로 마무리된다.

 

*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동학운동과 그 고난의 전개 과정이지만, 근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단시대 이 땅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자 그 극복의지라고 할 수 있다.

 

이점에서 「금강」은 첫째, 외세의존성과 과도한 중앙권력 편중을 비판함으로써 민족적 주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둘째 “갈라진 조국/강요된 분단선”(6장)을 극복하는 일로서 통일지향성을 강조한다. 셋째, 동학운동을 4·19혁명으로 연결하여 민주주의 지향성 내지 민중주의 지향성을 실천하고자 하는 뜻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민족사관과 민중사관을 중심 주제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작품은 동학운동이 상징하는 민족적 수난과 고통의 과정을 통하여 이 땅 역사의 비극성을 새로이 인식하게 해준다. 그리고 새삼 이 땅의 주인이 한민족 스스로이며 민중 그 자체임을 소중하게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분단극복의 문학, 통일지향의 문학으로서 민족문학·민중문학의 선구적 위치에 놓인다는 점도 중요성을 지닌다.

 

 

 

<종로 5가>

 

<종로5가>는 강렬한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화(詩化)한  것으로, 시 <껍데기는 가라>로 유명한  신동엽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산업화 과정에서 빈민으로 전락한 민중에 대한 연민과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이 드러나 있다.

 

현재에서 과거, 과거에서 현재의 시간적인 흐름으로 전개되는 이 시는 종로5가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소년을 통해 도시의 가난한 노동자로 전락해 가는 민중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종로5가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소년이 화자에게 동대문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시간은 벌써 열한 시 반이고 이슬비까지 내리는 밤이다. 초등학교를 갓 나온 듯 어려 보이는 소년의 등에는 고향에서 가져온 고구마가 비에 젖고 있다.

 

화자는 소년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혼자 속으로 짐작해 본다. 어느 새 소년은 노동자의 홍수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5연에 이르러 화자는 갑자기 과거의 어느 시절로 돌아가 회상에 잠긴다. 눈을 녹이는 바람이 부는 겨울날, 한쪽 눈이 부은 창녀가 양지쪽에 기대앉아 때 묻은 긴 편지를 읽고 있는 장면이다. 화자는 이 창녀가 소년의 누이는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한편 세종로 고층 건물 공사장에서 자갈을 지다가 허리를 다친 노동자를 떠올리기도 한다. 화자는 이 노동자가 소년의 아버지는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끝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하다가 화자의 의식은 다시 현재로 돌아와 소년을 바라본다.

 

이 시에서 ‘소년’이나 화자가 ‘소년’을 보고 떠올린 가난한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도시의 하층 노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자는 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왔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빈민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비애와 절망에 빠지게 된다. 소년의 맑기만 한 눈동자와 화자의 비관적 현실인식이 대립을 이루며 비극적 분위기를 한층 부각시킨다.

 

 

 

* 문학의 현실 참여 논쟁

문학에서의 현실 참여 논쟁은 1960년대, 문학이 현실에 참여해야 하는지, 순수한 문학성을 지녀야 하는지를 두고서 벌였던 논쟁을 가리킨다. 이 논쟁은 문학평론가 김우종이 당시의 문학이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이후 이형기 시인이 순수 문학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또다시 김수영 시인과 이어령 평론가 사이에서 논쟁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김수영 시인은 ‘모든 전위 문학은 불온하다. 모든 살아 있는 문화는 불온한 것이다’라며 문학을 한 가지 흐름에만 가두어 놓으려는 경향을 비판했다. 현실 참여 논쟁은 서구의 앙가주망(참여 문학)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 4 · 19 혁명을 경험하면서 싹튼 사회 참여적 흐름이 문학에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동엽은 김수영과 함께 대표적인 참여 시인으로 꼽힌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현대문학대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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