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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전문학

'용부가' 해석/해설

by 솜비 2020. 8. 26.

흉보기가 싫다마는 저 부인(婦人)의 거동(擧動) 보소
시집간 지 석 달만에 시집살이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여 시집 흉을 잡아 내네
계염할사 시아버니 암상할사 시어미라
고자질에 시누의와 엄숙하기 맏동서여
요악(妖惡)한 아우 동서 여우 같은 시앗년에
드세도다 남녀 노복(奴僕) 들며나며 흠구덕에
남편(男便)이나 믿었더니 십벌지목(十伐之木) 되었에라.
여기저기 사설이요 구석구석 모함이라
시집살이 못 하겠네 간숫병을 기우리며
치마 쓰고 내닫기와 보찜 싸고 도망질에
오락가락 못 견디어 승(僧)들이나 따라갈가
긴 장죽(長竹)이 벗이 되고 들구경 하여 볼가
문복(問卜)하기 소일(消日)이라 
겉으로는 시름이요 속으로는 딴 생각에 
반분대(半粉黛)로 일을 삼고 털 뽑기가 세월이라 
시부모가 경계(警戒)하면 말 한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걱정하면 뒤받아 맞넉수요 
들고 나니 초롱군에 팔짜나 고쳐 볼까 
양반 자랑 모두 하며 색주가(色酒家)나 하여 볼가 
남문 밖 뺑덕어미 天生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본 데 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침 싸홈질로 세월이며 
남의 말 말전주와 들며는 음식(飮食) 공논 
조상(祖上)은 부지(不知)하고 불공(佛供)하기 위업(爲業)할 제 
무당 소경 푸닥거리 의복(衣服) 가지 다 내주고
남편 모양 볼작시면 삽살개 뒷다리요
자식 거동 볼작시면 털 벗은 솔개미라
엿장사야 떡장사야 아이 핑계 다 부르고
물레 앞에 선하품과 씨아 앞에 기지개라
이 집 저 집 이간질과 음담패설(淫談悖說) 일삼는다
모함(謀陷) 잡고 똥 먹이기
세간은 줄어 가고 걱정은 늘어 간다
치마는 절로 가고 허리통이 길어 간다.
총없는 헌 짚신에서 어린 자식 들쳐 업고 
혼인 장사 집집마다  음식 추심 일을 삼고
아이 싸움 어른 쌈에 남의 죄에 매 맞히기
까닭없이 성을 내고 의뿐 자식 두다리며
며느리를 쫓았으니 아들은 홀아비라.
딸자식을 다려오니 남의 집은 결딴이라.
두 손뼉을 두다리며 방성대곡 괴이하다.
무슨 꼴에 생트집에 머리싸고 드러눕기
간부달고 달아나기 관비 정속 몇 번인가 
(중략)
무식(無識)한 창생(蒼生)들아 저 거동을 자세보고
그릇 일을 알았거든 고칠 改(개)자 힘을 쓰소.
옳은 말을 들었거든 행하기를 위업(爲業)하소
        (경세설)
흉보기가 싫다마는 저 부인의 거동을 보소. 
시집간 지 석 달만에 시집살이가 심하다고 
친정에 편지하여 시집 흉을 잡아 내네. 
계염한 시아버지에 암상스런 시어머니라. 
고자질 잘 하는 시누이와 엄숙한 맏동서여. 
요사스럽고 간악한 아우 동서와 여우같은 시앗년에 
드세구나 남녀 하인 들며나며 홈구덕에 
남편이나 믿었더니 열 번 찍은 나무가 되었구나.
여기저기 말이 많고 구석구석 모함이라. 
시집살이 못 하겠다며 자살하려고 간수를 마치고 
치마를 쓰고 내닫기도 하고 봇집을 싸 가지고 도망하기도 하며, 
오락가락 견디지 못해 스님이나 따라갈까 
긴 담뱃대를 벗삼아서 들 구경이나 하여 볼까. 
점치기로 세월을 보내는 구나. 겉으로는 시름에 쌓여 있지만 
속으로는 딴 생각에 얼굴 단장으로 일을 삼고 
털 뽑기로 시간을 보낸다. 시부모가 타이르면 
말 한 마디 지지 않고 남편이 나무라면 뒤받아 대꾸하고, 
드나드는 초롱꾼에게 팔자나 고쳐 볼까. 
양반자랑은 모두 하면서 색줏집이나 하여 볼까. 
남문 밖 뺑덕어미처럼 천생이 저러한가 배워서 그러한가. 
본데없이 자라나서 여기저기 무릎맞춤에 
싸움질로 세월을 보내고, 남의 말 옮기기와 들어와서는 
음식애기, 조상은 안중에 없고 불공 드리기로 일을 삼을 때, 
무당, 소경을 불러다가 푸닥거리 하느라고 의복들을 다 내주어, 
남편 모양을 볼 것 같으면 삽삽개 뒷다리처럼 초라하고 
자식 모습을 볼 것 같으면 털 빠진 소리개처럼 헐벗었다. 
엿장사, 떡장사를 아이 핑계로 다 부르고 
물레 앞에서 하품을 하고 씨아 앞에서는 기지개를 켠다. 
이 집 저 집 이간질 시키고 음담패설을 하는 것으로 일을 삼는다. 
남을 모함하고 골탕 먹이기, 살림살이는 줄어 가고 걱정은 늘어 간다. 
치마는 짧아 가고 허리통은 길어간다.(중략)
무식한 창생들아 저 거동을 자세보고
그릇 일을 알았거든 고칠 改(개)자 힘을 쓰소.
옳은 말을 들었거든 행하기를 위업(爲業)하소

 

 

요점 정리
작자 : 미상
연대 : 미상(조선 후기)
갈래 : 계녀 가사
형식 : 4(3)·4조, 4음보의 연속체
성격 : 비판적(시적 화자가 말하고 있는 부인은 나름대로 시집살이를 힘겹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인의 잘못된 행동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적 화자는 부인을 비판적을 바라보고 있다.), 교훈적, 풍자적, 경세가
표현 : 과장법, 열거법, 골계미
제재 : 시집살이
주제 : 여성들의 비행(非行)에 대한 비판과 경계, 여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깨우침
의의 :'우부가(愚夫歌)'와 짝을 이루는 것으로, 여성의 지위와 갈등을 역설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고, 순연한 토속미와 삶의 고달픔이 깔려 있다.

구조 : 용부의 행동을 열거식으로 구성
① 용렬한 부인의 거동 - 도입
② 부인의 시집 식구 흉보기
③ 부인의 부도덕한 거동들 - 전개
④ 용부의 비행을 교훈으로 삼음 - 결말







 이해와 감상
 
 내용이 다소 과장되고 표현이 속된 것도 있지만 사실적인 묘사로 토속미가 풍긴다. 용렬한 부인이 시집을 와서 시집살이를 하는 동안 겪은 비루한 삶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시부모는 물론 시누이, 맏동서, 심지어는 남녀 노복에 이르기까지 흉을 보고 헐어 대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점치기와 치장, 불공과 무당 소경 푸닥거리로 소일하는 모습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에 표현된 여인의 모습이 당대 여인들의 일반적 생활은 아니다. 이 시대 여인들의 생활과 감정을 과장하여 현실적 비난을 피하려는 의미도 이 속에는 숨어 있다. 감정의 직설적 표현을 통하여 현실의 모순과 갈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순연한 토속미와 삶의 고달픔이 바탕에 깔려 있고, 이 작품 속에는 이 시대 여인들의 생활과 감정을 과장하여 현실적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선 후기의 작자 미상의 가사. ‘경세설(警世說)’ 또는 ‘초당문답가(草堂問答歌)’라 불리는 가사집에 다른 12편의 가사와 함께 실려 전한다. 이 작품은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인륜이나 도덕을 전혀 모르는 어리석은 부인〔庸婦〕의 행적을 다룬 것이다. 
어리석은 부인으로는 익명의 ‘저 부인’과 ‘뺑덕어미’ 두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에 따라 작품을 크게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뺑덕어미는 구비 문학에서 창조된 전형적인 인물로, 그 행위가 공식화되어 있을 정도다. 
작품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익명의 부인 또한 뺑덕어미와 동질적이지만, 그 행위가 시집살이하는 가운데 시집의 흉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악행이 나타나기는 하나 뺑덕어미에 비하면 약화되어 있다. 
그리고 전반부의 익명의 부인은 양반층 부녀임을 명시해 놓았으나, 후반의 뺑덕어미는 신분은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그 행위를 보아서 서민층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은 상층이나 하층에 관계없이 어리석은 부녀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인륜을 파괴하고 패가망신하기에 이르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작자의 의도는 “무식한 창생(蒼生)들아/저 거동을 자세 보고/그른 일을 알았거든/고칠 개(改)자 힘을 쓰소/오른 말을 들었거든/행하기를 위업(爲業)하소.”라는 끝맺음말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즉, 작자는 상층·하층 할 것 없이 인륜과 도덕을 저버리고 부녀자들이 악행을 일삼는 일이 있음을 개탄하면서, 유교적 질서와 규범이 준수되고 회복될 수 있도록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보아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 있는 주제는 어리석은 부녀자에 의하여 파괴된 인륜도덕을 회복하자는 것이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의 주제는 계녀가사(誡女歌辭)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타나 있다. 
즉, 주제를 드러내는 방법에 있어 계녀가사는 사대부가의 부녀자가 지켜야 할 규범을 ≪소학≫ 또는 『주자가훈 朱子家訓』에 입각해서 추상적이고 관념적으로 열거해 교훈을 직서적(直敍的)으로 제시한다.
 이에 반해서, 이 작품은 실제로 그러한 규범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나를 생생한 행적을 통해 보임으로써 그 교훈을 반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뚜렷한 차이다. 뺑덕어미와 익명의 부인을 통해 거침없는 행동,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인 행위를 아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참고문헌≫ 註解歌辭文學全集(金聖培外, 精硏社, 1961), 文學硏究方法(趙東一, 知識産業社, 1980), 韓國古典詩歌의 硏究(金學成, 圓光大學校出版局, 1980).(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 작품에 표현된 여인의 모습이 당대 여인들의 일반적 생활은 아니다. 이 시대 여인들의 생활과 감정을 과장하여 현실적 비난을 피하려는 의미도 이 속에는 숨어 있다. 감정의 직설적 표현을 통하여 현실의 모순과 갈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순연한 토속미와 삶의 고달픔이 바탕에 깔려 있음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읽어 보자. 
 내용이 다소 과장되고 표현이 속된 것도 있지만 사실적인 묘사로 토속미가 풍긴다. 풍자와 유머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시집간 지 석 달 만에 시집의 흉을 잡아낸다는 서두와 점치기와 치장으로 소일하고 불공과 무당 소경 푸닥거리로 위업을 한다는 것은 실감나는 표현이며, 끝에 가서 저 거동이 그른 것은 알면 고치려고 힘쓰라는 것은 이 작품이 경세(經世)와 훈민(訓民)을 염두에 둔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조선 후기의 가사문학은 서민들의 수중으로 넘어오면서 풍자성을 띄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여성들의 비행을 열거하고 있어 서민층의 비판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는 이 시대 여인들의 생활과 감정을 과장하여 현실적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 용렬한 여자의 갖가지 부정적인 모습을 비판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여성의 바람직한 행실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깨우치고자 한 가사이다. 전체적으로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러면서도 생생한 실감을 만들어내는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 그 같은 사실적 산문 정신이 가사의 산문화를 이끈 기본 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다른 한편 이 작품을 지배하는 미의식은 희극미(골계미)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전 가사(주로 양반 가사)의 미의식과는 전혀 다른 서민적 미의식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대단히 크다. 



 

더알아보기

‘용부가(庸婦歌)’의 내용 
'용부가'는 내방 가사라고 할 수는 없다. 내방 가사는 규방의 여인들이 쓰거나 읽는 가사이지만, 단지 여성에 관한 이야기만으로는 내방 가사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용부가'는 맨 마지막에 '그른 일 알았거든 고칠 개라 힘을 쓰소, 옳은 말 들었거든 행하기를 위엄하소'라는 내용으로 보아 교훈적인 내용임에 명백하다. 다른 한편 이 작품은 등장하는 희화화하여 개인의 갈등과 사회적 모순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함으로써, 시대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능을 지닌다고도 볼 수 있다.

'용부가'의 서술자 및 등장 인물 
'남녀 노복'을 거느리고 '양반 자랑'을 하는 것을 보면,등장하는 부인은 여성 양반이다.그러나 이 노래에서 표현되는 시집살이는 양반 여성이 시집살이하는 것과는 크게 어긋나 있다.이 점에 있어서 그는 풍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봉건적인 속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양반 여성과는 달리 '용부가'의 부인은 봉건 사회의 모순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특히 '시집살이 못 하겠네 간숫병을 기우리며','색주가나 하여 볼가 남문 밖 뺑덕어미'등에서 사회의 윤리 관념을 과감히 혁파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용부가'는 현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용부가 유형의 조선 후기 가사
우부가 : 어리석은 한량이 부모 덕에 호의 호식하고 방탕하여 절제없는 생활을 하다가 패가망신한다는 내용으로 세 명의 우부(개똥이,곰생원,꾕생원)를 등장시켜 서술하고 있다.
덴동 어미 화전가 : 덴동 어미가 4번째 남편인 엿장수 조 첨지를 만나 만년에 아들까지 얻어 행복하게 살던 중 별신굿에 쓸 엿을 고다 불이 나서 남편을 잃고 아들은 화상을 입어 병신이 되는 기막힌 사연을 서사적으로 읊은 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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