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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서정주 '춘향 유문' - 춘향의 말3

by 솜비 2019. 11. 3.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에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에요!

 

 

                           -  서정주  '춘향 유문' - 춘향의 말3 

 

 

 

 

 

 

화자(춘향)의 윤회관이 전혀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고 설득력을 지니게 되는 것은 그것이 불가역적인 자연 현상에 결부되어 있기 때문.

즉, 물이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소나기가 되어 내리는 자연 현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춘향의 생사와 시공을 초월한 절대적 사랑을 독자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는 것.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낭만적, 이상적, 불교적

- 주제 : 죽음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

- 특징 1. 춘향이 도련님에게 남기는 유서 형식의 작품. 불교의 윤회 사상을 통해 죽음을 초월한 영원 불멸의 사랑을 노래

          2. 고전소설을 창조적으로 수용함

          3. 불교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영원한 사랑을 형상화

          4. 유언 형식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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