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윅스 표를 보면 뭐 한 20퍼센트 빼고 죄다 원더윅스 기간이라서 ㅋㅋㅋ 그냥 반신반의하고 말았는데
오늘 남편이 아기 원더윅스 기간 아니냐고 하길래 문득 생각해보니 원더윅스 기간이 맞는 것 같다.
며칠을 밤마다 엄마 못괴롭혀서 안달인데 어젯밤엔 너무 심하게 울어서 ㅠㅠ 이젠 밤이 너무 무섭다 ㅠㅠ
* 원더윅스 증상 * 잠을 자는걸 힘겨워하거나 자주 깨서 운다. 힘들게 힘들게 재웠는데 금방 깨버림...ㅜㅜ 갑자기 뿌애애앵! 하고 울기도 한다. 울거나 보채고 칭얼거리는게 많아진다. 먹는 양이 줄어든다. (우리애기는 먹는 양도 줄고, 1시간마다 젖을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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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기가 딱 원더윅스 증상이었다.
마치 자면 안되는 사람처럼 자다가도 눈 번쩍번쩍 뜨고, 잠을 쉽게 이루지도 못하고, 금방 깨고,
낮이고 밤이고 얕은잠만 자고, 잠자기 전에 엄청 칭얼거리고, 갑자기 잠에 깨서 사이렌처럼 뿌애앵!하고 울기도 했다.
무서운 꿈이라도 꾼것처럼 갑자기 으아아아앙!!!! 하고 울어대니까 너무 놀라고;;
대체 뭣때문에 이렇게 크게 우나 싶기도 하고...
9시반~10시에 자러 들어가면 기본 2시~3시에 잔다...ㅠㅠ하하...
빨리 자면 1시쯤... 오늘은 딱 1시에 잤다 ㅠㅠ 내 허리, 내 무릎, 내 손모가지....
그리고 먹는 양이 너무 줄어버렸다.
120씩 3시간텀으로 먹던 애가 지금은 60~90 먹고 한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밥달라고 운다.
달래보려고 해도 워낙에 크게 울고 쪽쪽이도 안물어서.. 그냥 밥을 챙겨준다 ㅠㅠ
하긴.. 신생아때 60~90 먹었으면 1시간마다 먹고는 했으니... 신생아라 생각하자.
그래도 엄마 마음은 많이 먹던 애가 적게 먹으니 걱정이 되어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서
다시 물리면 또 엄청 짜증내며 운다.
이렇게까지 짜증내고 투정부리던 애가 아니었는데..
크느라 많이 힘든가보다. 많이 불안하고, 불편하고, 힘든가보다.
내 체력이 많이 따라주지는 않지만.. 많이 안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엔가, 지지난주엔가는 밤에 우는 애가 원망스럽고 방에 놓고 울음소리 안들리는 곳으로 가버리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내 자식 아니면 못키우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 입장에서 내가 당장 힘드니까 이 작은 아기가 힘든건 생각도 못했는데
남편이 늘 아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얘기하는걸 보고 들으니 나도 아기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 니가 지금 많이 불안하구나, 많이 힘들구나.'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게 아닌데..
부모가 만들어내고 세상 밖에 던져진 존재인데
아무 위협 없던 아늑한 엄마 뱃속에서 있다가 갑자기 온세상이 뒤집힌듯 바뀌었으니 얼마나 무섭고 불안할까..
280일을 늘 똑같은 환경 속에서 지내왔는데 50일만에 바깥 세상에 적응하길 바라면 욕심이지.
엄마 뱃속에서 있었던 것과 똑같게는 못해주지만, 최대한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주는게
세상밖으로 내보낸 부모의 책임이 아닌가 싶다.
아직 컨디션이 예전처럼 돌아오질 않아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밤새 시달리고, 몇번이나 깨니까 잠도 못자고, 낮에도 종일 붙어 있어야 하니까 심신이 지치지만
아기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버텨내야겠다.
100일의 기적까진 바라지 않는다.
천천히... 너도 세상에 적응하고 우리도 너에게 적응하겠지.
그렇게 우리 모두가 적응했을 때, 다들 조금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내새끼... 크느라 고생이 많다♥
여태 쌓인 사진과 영상을 쭈욱 훑어보니.. 참 많이 자랐다.
자그마하던 몸이 꽤나 묵직해졌으니까...ㅎㅎ
이렇게 많이 자라느라 힘들고 아파서 표현을 짜증과 울음으로 했나보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기분좋게 웃는 모습을 보니까 간밤의 고생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다.
아... 이래서 힘든 육아 기간을 버티는구나 싶다.
무엇보다도 임신, 출산, 육아까지... 이렇게나 힘든데도 둘째는 어떻게 생겼을까, 얼만큼 귀여울까... 상상해보게 된다.
돈만 여유로우면 이 힘든것들 감내하면서 둘째도 낳고 싶다.
힘들어도 그만큼 예쁘다. 너무나 사랑스럽다.
자그마하던 니가 자라는게 아쉬우면서도 기특하고, 고맙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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