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 실리콘 스푼에서 에디슨 스푼 포크로 교체

513일. 16개월 26일.

오늘은 아기가 어린이집에서 2시간을 있다가 왔다. 9시반~11시반.
아침에 남편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는데 가던 길에 진흙탕에 애착인형인 보노보노 인형을 떨어뜨려서
그걸 씻어서 줘야하니까 안줬더니 울고불고 해서 멘붕이었다고.
나는 2시간 잔다고 했는데 남편이 핸드폰이고 뭐고 안가져가서 호출해도 안열어주고
(아기가 잠에서 깰까봐 소리 줄여놔서 안들림)
1층 현관 비번 몰라서 한참 서있었다며 집에와서 짜증을 냈다.
아니 왜 나한테 짜증?ㅡㅡ 그냥 바로 경비실 호출해서 들어올것이지,
자고있는 나를 깨워서 짜증을 내는건지 ㅈㄴ어이가 없어가지고...
덕분에 잠도 홀딱 깨고ㅡㅡ 할 수 없이 집안 정리하고 씻고 했더니 금방 데리러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2시간이 긴듯 짧다ㅜㅜ
그래도 며칠 적응했다고 잘 놀고 있는지 나한테 전화가 오지 않았다.

데리러 가보니까 선생님 다리를 꼭붙잡고 서 있는 귀여운 모습 발견 ㅎㅎ
선생님이랑 많이 친해졌는지 그렇게 잘 붙어있는게 신기했다.





요며칠 아침에 일어나서 "맘! 맘마! 맘마! 먹을래!"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
맘마 먹을거야? 그러면서 맘마 타주면 누워서 젖병 붙들고 먹다가 어느정도 먹으면 휙 집어던져버린다 ㅋㅋㅋㅋㅋ
다 좋은데 먹는 양이 점점 줄어서ㅜㅜ 요새는 100ml도 안먹는다. 60~80 먹고서 휙 집어던지고는 아예 안먹거나
한 30분 있다가 또 30~40 먹고 끝.
누구 닮아서 이렇게 입이 짧누...ㅜㅜ
분유마저도 이렇게 적게 먹으니 분유를 영양제처럼 두돌까진 먹여야할 것 같고..
분유 외에 최대한 세끼 밥을 챙겨주고, 틈틈이 부지런히 간식으로 먹을걸 챙겨줘야한다.
근데 뭐건 다 새모이만큼 적게 먹는다.
게다가 밥이라면 싫다고 하니까 세 끼중에 한끼 정도는 빵, 시리얼, 계란찜 같은걸로 대체해준다.

한 3일 전부터 수저 크기를 큰 것으로 바꾸었다. 스테인리스로 되어있는 에디슨 스푼 포크 세트.
워낙 먹는 양도 적고, 입에 많이 넣으면 다 뱉어버리니까
아기때 이유식 먹을때 사용하던 실리콘 스푼을 계속 사용해왔는데
이제 한입 먹는 양도 좀 많아진 것 같고, 뱉는 것도 조금 줄어서 수저를 바꿀때가 된 것 같았다.
전에 병원 입원했을때 받은 스텐리스로 되어있는 유아용 수저 세트가 있어서 그걸로 줬더니
느낌적인 느낌인가? 아니다.. 약간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실리콘 스푼보다 조금 더 잘먹는 것 같다.
입안이나 입술에 닿는 느낌이 실리콘 수저가 싫었나보다.
스테인리스 수저로 떠주니 조금 더 잘먹었다.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 느껴질 정도였다.
진작 바꿔줄걸 그랬다 ㅠㅠ...
여태 티스푼으로 줘도 싫어하고, 어른 수저로 줘도 싫어해서 숟가락 자체를 싫어하는줄...
근데 숟가락 자체를 싫어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오늘도 여전히 밥을 잘 안먹었고 ㅋㅋㅋ 안먹길래 손이나 젓가락으로 주면 또 몇번 더 먹음 ㅋㅋㅋㅋㅋ

아기가 많이 컸다고 느끼는게.. 졸리면 맘마! 하면서 맘마 찾거나 쪽쪽이 달라고 해서 쪽쪽이 물고는
아빠 손을 이끌고 낮잠 자러 자기방으로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귀탱
아직까지 온전히 혼자 잠들지는 못하고, 토닥여서 재우거나 안아 재우거나 해야 하지만.
따라하는 말도 많아졌고, 뭐건 물어보고 따라하려고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전에 배웠던 것을 기억해서 말하는 경우도 꽤 있다.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을텐데 코로나 시대에 집순이 엄빠랑 제한된 공간에서 배우다가
어린이집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것들을 접해보는게 긍정적인 자극들이 되길 바래본다.
부족한 엄마인데 엄마가 좋다고 품에 파고들어서 강아지처럼 뒹굴거리는게 너무 예쁘다.
짜증을 내거나 칭얼거리는 목소리도, 잉잉 우는 모습도 다 예쁘다.
작은 손발은 수시로 뽀뽀해도 모자라다. 아예 입에 넣고 있고 싶다 ㅋㅋㅋ
이렇게 예쁜데 내 몸이 지치고 피곤해서 한시라도 눈에서 안떼고 싶은 내시끼를 소홀히 보게 되는게 너무 미안하다.
우리 아기 덕분에 생긴 감사한 휴식 시간, 잘 충전해서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표현해주고, 더 많이 상호작용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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