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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육아 일기

19개월 낮잠 안자는 아기, 엄마 때리는 아기

by 솜비 2022. 11. 11.


나의 감기
아기한테 감기가 옮았는지 새벽에 목이 많이 붓고 아파서 여러번 깼다.
아 날밝으면 이비인후과 가야겠구나 했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은 좀 가라앉아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다만 몸이 무겁고 힘들고, 노랗게 덩어리진 가래랑 기침, 콧물, 재채기 모두 다 조금씩 있었다.
몸살 느낌이라 좀 쉬고 싶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가지 않았다.
상태가 안좋으면 가려고 계속 보고 있다.



때리는 아기
낮잠 자기 전에 단 것을 먹어서 슈가러쉬가 온건지.. 콧물 때문에 잠드는게 힘들어서 잠때를 놓친 것인지..
오늘은 유독 낮잠 시간에 안자고 설치고 돌아다녔는데
보통 이러면 내가 먼저 잔다고 누워있으면 자기도 뒹굴거리고 치대다가 자려고 하는데 오늘은 안그랬다.
그냥 계속 일어나고 돌아다니는걸 반복..
좀 시간이 지나면 잘 생각이 들겠지 하고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누워있는데 그 작은 손으로 내 싸대기를 때렸다...ㅡㅡ
안그래도 컨디션이 안좋고 감기때문에 힘든데 싸대기를 맞으니 기분이 나빴다.
목소리 깔고 손붙잡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재밌는지 또 때렸다.
그쯤되니 빡쳐서 너도 맞아보라고 때렸는데 자기가 자기를 때린다.
난 누워있는데 애는 돌아다니다가 나한테 오더니 이번엔 갤럭시 버즈 무선이어폰 케이스로 내 입술을 또 때렸다.
입술에서 피가 나고 금방 부어올랐다.
너무 빡쳐서 소리 지르고 때리면 안된다고 혼냈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모양이였다.
아.. 훈육이 안되는 시기지 참.

너무 빡치는데 무슨 방법을 써도 안통하니까 그다음 때릴 때에는 그냥 화장실로 피해버렸다.
화장실 문을 꼭닫고 있으면 우는데 그러든가 말든가 냅뒀다.
좀 울게 하고 나와서 때리면 안된다고 반복해서 얘기하고 또 누워있는데 또 때려서 또 화장실로 피하는걸 반복했다.
빡쳐서 애를 또 때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때리는 것도 촉각적으로 중독이 된다는 얘길 오은영선생님 영상에서 본 기억이 났다. 내 DNA에 들어있는 폭력성이 꿈틀거렸지만 꾹 참았다.

때리는 행동이 뭘 뜻하는지, 하면 되는지 안되는지, 왜 안되는지, 때리면 아프다는 것 조차도 잘 모르는 고작 19개월 아기인데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재미있거나 관심받으려 하는 행동이기에 내가 좀더 이성을 찾아야했다.
잠이 안오는구나. 일단 지금 아기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해주고, 또 때리게 할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더이상 아기방에서 누워서 같이 자는건 무리인 것 같고,
이미 2시가 넘어서 아예 낮잠을 스킵하기로 하고 놀이공간인 거실로 나왔다.
해달라는게 있으면 같이 하고, 그 외에는 그냥 놔뒀다.
감기몸살로 힘들고, 맞아서 빡치고, 훈육이 안되서 빡치고,
아기를 때리고 만 나 자신과 이 상황에 화가 나는 감정들을 추슬러야 했다.
간식 먹이고 4시쯤...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감정이 조금 가라앉았다.
알아서 놀고 있으라고 냅뒀더니 아기가 사운드북을 가지고 놀다가 엎드려서 듣더니 그대로 자려고 하는걸 발견했다.
깨우려 했는데 짜증을 많이 냈다. 아니 그러니까 왜 낮잠 시간에 안자고 이제서야 자려고 하냐고ㅡㅡ
그래도 졸려하니까 30분만 재우고 겨우겨우 깨웠다. (그런데도 밤 10시 넘어서 겨우 잠든것 실화인가... 징한냔)

저녁 먹고 놀다가 또 나를 때리려고 손을 치켜들며 웃길래
"쓰읍!!! 때리면 안돼!!!" 하니까 웃으며 쓰읍~하고 따라했지만 다행히 때리지는 않았다.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이해를 한건지 못한건지, 자기가 때리면 내가 멀리 피해버린다는 인과성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일단은 무사히 넘겼는데 다음번 문제행동이 또 나타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다.

너무 지치고 피곤한 하루다.
몸이 아파서 혹은 너무 피곤해서 좀 일찍 자려고 하면 귀신같이 그날은 늦게 자거나 안잔다.
아니 무슨 점쟁이보다 더 용하다. 어떻게 알고 딱 안자는지?
힘드니까 별별 생각 다들고, 여러 충동적인 생각들이 들어서 아 이래서 우울증이 생기나, 이래서 자살하나 별별 또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망할 인프피..
이렇게 힘든데 무슨 둘째냐 싶은데 아기는 또 예쁘고...ㅜㅜ
돈이 많든가 체력이 좋든가 난 왜 돈도 체력도 없으면서 애를 또 키우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못생기고 예쁜 내시끼.
무섭게 혼내면 품에 더 파고드는 내시끼.
멀찌감치 떨어지면 웃으며 달려오는 내시끼.
열심히 따라하는 귀여운 말들로 엄빠 살살 녹이는 내시끼.
진짜 예쁜데 진짜 힘든 내시끼.
엄마가 화내고 때려서 미안해. 좀더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될게. 사랑해♥



못생긴 이쁘니♡



코감기
여전히 콧물이 많고 누렇고 찐득한 코가 나온다. 코로 숨을 못쉰다.
약은 딱히 효과가 크지 않는 느낌...
어떨때는 말라서 코딱지가 되게 해주기도 하는데 그것보단 약효 없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코를 흥! 하는 방법을 지난번 감기부터 터득해서 흥하라고 하면 하긴 하는데 세게 하는건 잘 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완전히 다 풀어야 하는데 살짝만 하니까 서로 답답..
코뻥을 해주고 싶은데 너무 극혐하는지라... 숨도 안쉬고 울어재끼니까 그냥 코 막힌 채로 자는걸로...
그래도 콧물때문에 엄청 자주 깨거나 자다 깨서 울고불고하지는 않아서 다행..
열 안나고, 잠만 잘 자면 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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