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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이상, <날개> 해설 정리

by 솜비 2023. 8. 25.

 

1936년 9월 종합지인 『조광(朝光)』에 발표되었다. 「오감도(烏瞰圖)」(1934)·「지주회시(蜘鼄會豕)」(1936) 등 실험적인 작품에 대한 생경한 반응을 신심리주의 또는 심화된 리얼리즘이라는 평가로 바꾸게 한 작가의 대표적 작품이다.
한국 소설사의 전통에서 이상 문학의 비범성을 부각시키고 한국 소설의 전통시학에 변혁을 가져온, 문학사상 획기적인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식 청년인 ‘나’는 놀거나 밤낮없이 잠을 자면서 아내에게 사육된다. ‘나’는 몸이 건강하지 못하고 자아의식이 강하며 현실 감각이 없다. 오직 한 번 시행착오로 아내를 차지해본 이외에는 단 한 번도 ‘아내’의 남편이었던 적이 없다.
아내가 외출하고 난 뒤에 아내의 방에 가서 화장품 냄새를 맡거나 돋보기로 화장지를 태우면서 아내에 대한 욕구를 대신한다. 아내는 자신의 매음 행위에 거추장스러운 ‘나’를 ‘볕 안 드는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수면제를 먹인다.
그 약이 감기약 아스피린인 줄 알고 지내던 ‘나’는 어느 날 그것이 수면제 아달린이라는 것을 알고 산으로 올라가 아내를 연구한다.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를 수면제를 한꺼번에 여섯 개씩이나 먹고 일주야를 자고 깨어난다.
아내에 대한 의혹을 미안해하며 ‘나’는 아내에게 사죄하러 집으로 돌아왔다가 그만 아내의 매음 현장을 목도하고 만다. 도망쳐 나온 ‘나’는 쏘다니던 끝에 미스꼬시 옥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물여섯 해의 과거를 회상한다.
이 때 정오의 사이렌이 울고 ‘나’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자기 소모적이고 자기 해체적인 모습을 그려, 사회 현실의 문제를 심리적인 의식의 내면으로 투영시킨 문학기법상의 방향전환으로 문학사적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전 1920년대 1인칭소설에서 목격자나 실제 경험자의 보고, 고백이 외면적 표현이나 평면적 구성에 머무르지 않고, 심층심리의 표현이나 입체적 구성의 시도 등의 실험정신을 통하여 내면화되어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현대소설사의 한 분기점이 된다.
구실이 뒤바뀐 부부 관계는 사육되는 남편의 모습을 통하여 일상으로부터 소외된 ‘나’의 가치가 전도된 삶을 은유한다.
일상 세계와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아내와 단절된 상태에서 일상으로부터 차단된 자아분열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자기 구제를 꾀하려는 ‘나’의 역설적인 비상(飛上)은 이상의 실험적인 문학 정신을 바탕으로 형상화되었다.
특히, 식민지 사회의 병리를 개체적인 삶의 모순과 갈등으로 치환시킴으로써 사회 현실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식 및 심리의 내면화 현상은 1930년대 문학사에서 새롭게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작품해설
1936년 9월 『조광』에 발표된 이상의 소설.
최재서는 이 작품이 알 수 없는 소설이 아니라 리얼리즘이 심화된 소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에 의하면 「날개」는 이 땅에 발표된 최초의 모더니즘 소설로 규정된다. 이 소설의 특성으로는, 일반적인 소설이 끝나는 곳, 곧 생활과 행동이 끝나는 곳에서 출발하는 순의식의 세계라는 점, 소설의 주인공이 무능력하고 타인과의 교제가 불가능한 반사회적인 인물이지만 예민한 감수성과 지성의 소유자라는 점, 패배당한 현실에 대한 분노로 현실 모독이 드러난다는 점등이 지적될 수 있다.
특히 이 소설의 대표적인 기법인 풍자, 위트, 야유, 과장, 패러독스, 자조 등은 현실 모독의 지적 수단으로, 주로 가족 생활, 금전, 성, 상식, 안일 등을 겨냥한다. 한편 김윤식은, 「동해」가 결혼을 앞둔 남녀 관계를 다룬 것이고, 「날개」는 결혼 생활을 다룬 것이며, 「종생기」는 결혼의 파탄을 다룬 것으로 보면서 남녀 문제를 대칭점의 시각에서 다룬 이상 문학의 삼부작으로 해석한다.
이 소설의 앞부분에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라는 아포리즘이 나오는 바, 김윤식은 이를 19세기적 사고에 대한 거부의 포즈로 해석한다. 따라서 이 소설은 모더니티에의 지향성을 기본으로 하며, 구성 양식은 아포리즘과 본문의 대립, 혹은 융합으로 드러난다. 이승훈은 시간구조를 중심으로 이 소설의 의미를 해명하는 바, 「날개」의 시간구조는 원형, 혹은 순환성을 띤다는 점이 지적된다. 그러나 이런 순환적 시간은 릴레이식의 우주적 시간 개념과 그대로 일치하지 않으며, 실존적 시간과 결합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는 특성은 실존적 시간의 개체성과 우주적 시간의 집단성 사이에 유동하는 시간이며, 그것은 공포와 황홀의 변증법으로 인식된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핵심정리
성격 : 자기고백적, 상징적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배경 - 시간적 배경 : 1930년대 어느날
    외출하는 시간이 어두운 밤(자정) → 낮(정오)로 이동 (죽음의 체험에서 재생으로 옮아가는 것을 의미)
     - 공간적 배경 : 해가 들지 않는 서울의 33번지 구석방 
  (상황의 외부적 억압과 어둠속으로 방황하는 ‘나’의 내적 풍경 암시. 
  이 제한된 공간은 외출을 통해 거리, 역 대합실, 산, 옥상으로 확대됨)
주제 ① 전도된 삶과 자아 분열의 의식 속에서 본질적 자아를 지향하는 인간의 내면 의지
     ② 식민지 지식인의 자의식
특징 ① 억압된 자아의식을 ‘방’이라는 밀폐된 구조로 표현
     ② ‘나’의 분열된 내면세계를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그려냄
     ③ 주인공 ‘나’의 자폐적인 세계를 역설적인 독백체로 표현
     ④ 인물이 처한 처지와 심리를 상황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주제를 암시
의의 : 최초의 심리주의 소설


▹ 시간/공간의 필연적 전환이 무시되고, 사건의 인과적 줄거리가 설정되지 않은 채 주인공의 자의식을 좇는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정당한 인간관계를 상실한 현대인의 자폐스런 심리 상태를 그리면서 ‘날개’라는 상징어로써 욕망의 탄생과 억압된 세계 안에서의 비극적 초월을 구현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자기의 주관적인 의식 세계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객관적으로 보고있다는 점이 특이한데, 이것은 일상적 자아가 본질적 자아를 대상화하여 관찰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나’가 제시하는 여러 상황에 독자를 참여하게 하여 자신의 의식 세계를 더욱 사실적으로 돋보이게 한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대낮의 정점으로서의 정오는 ‘나’의 유폐성 극복과 도착된 아내와의 관계를 역전시키는 전환점이 되는 시간이 된다. 작품의 시작에서 ‘박제’로 상징되었던 ‘나’의 무기력한 삶이 작품의 결말에서는 ‘날개’를 통해 폐쇄된 어두운 방으로부터 탈출하여 전도된 질서를 회복시키고 본래의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 제목의 의미
‘날개’ : 날아오르는 수단으로 지금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과 자의식의 성장
‘날아보자’ : 폐쇄되고 어두운 방으로부터의 탈출, 전도된 질서로부터의 해방, 인간 회복, 종속된 삶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수단과 의지


▹‘날개’의 인물 간 관계의 상징성
작품에서 ‘나’와 아내의 관계는 통념적으로 인식되는 부부의 위상이 뒤바뀌어 있다.
‘나’는 집안에서 생활력이 없는 주변적 존재로, 어두운 방에서 생활하고 의복이 초라하며 아내에게 매 맞는 반면, 아내는 생활력 있는 중심적 존재로, 밝은 방에서 생활하며 의복이 화려하고 ‘나’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이처럼 남녀의 위상을 뒤바꿔 놓은 설정은 기존의 가치 질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태도가 함축된 것이며,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대한 거부감을 은유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출’의 의미
밀폐된 장소에서 폐쇄적인 의식을 지니고 있던 ‘나’가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
자아의 해방과 회복을 의미
‘나’가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실체와 직면하게 되면서 전도된 아내와의 관계를 정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보인다. 이러한 외출이 작품에서는 다섯 번 나오는데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외출이 자의적·의지적 의식의 변화를 보이게 된다.


▹지식인의 무력한 삶
지식인이란 사회의 문제를 첨예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사명을 갖고 있지만(본질적 자아), 실제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무능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현실적 자아). 이상의 <거울>, <날개> 등은 이러한 양자의 갈등을 잘 형상화한 작품이며, 내면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의식의 흐름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무력한 삶’은 가치를 부여할만한 생산적 일을 할 수 없는 일제 식민통치의 상황에서 비판적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극적 저항이며, 그것은 겉보기에 무기력한 듯한 삶으로 발현될 수 있다.


▹표현기법과 효과
이 작품은 객관적 외부세계보다는 주관적 내부 세계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외부 세계보다 인물이 가진 내면의식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고, 현실세계가 인간의 내면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고민, 갈등, 자의식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심리소설 
한국의 심리소설은 모더니즘이 유행하기 시작한 1930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구미문학의 직접적 영향 외에 외부 세계를 자유롭게 묘사할 수 없는 당시의 시대적 여건에서 작가의 필연적인 모색이 기도했다. 한국의 심리주의 소설은 서구 근대 문학에서 보는 심리소설과 같은 정상적인 발전을 보지 못한 점이 지적된다. 즉, 서구의 심리소설은 스탈당/부르제와 같이 인간 심리의 미묘한 움직임을 섬세하고 과학적인 수법으로 묘사하는 근대소설의 발달과정을 거쳐온 것인데, 한국의 심리소설은 이 과정을 뛰어넘어 직접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는 표현의 의미
주인공 ‘나’가 비일상적 생활을 통해 무의미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 아울러 그 무의미성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주인공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주인공의 의도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행동할 수 없는 자의식의 폐쇄성을 드러내면서, 폐쇄적인 자의식의 일상의 억압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


▹‘나’와 아내는 각각 현대인의 내면적 자아와 외면적 자아를 상징하는 인물로 유추할 수 있다. 작가는 현대인의 심리 속에서 내면적 자아와 외면적 자아가 서로 조화되거나 일치되지 않고, 분리되어 있으며, 특히 내면적 자아는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폭로하고 있다. 물론 작가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것은 이 두 자아가 조화 내지 일치되는 관계일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한번도 나를 자기 방으로 부른 일이 없다’는 문장에서 보듯이 작가는 두 자아 간의 일치를 위한 노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 것이 현대인의 비극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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