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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어른의 관점에서 해석해 본 동화 - ‘오누이’

by 솜비 2019. 10. 3.

세계의 동화 ‘오누이’ 해석 해설

 

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를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자신과 부모를 동일시한다. 즉, 진정한 ‘자아’를 알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자라면서 아이는 부모와 자신이 다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된 후로는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독립하여 진정한 자아를 탐색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오누이’는 이러한 어린이의 자아 탐색을 표현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오누이가 계모 때문에 집을 나오게 되는 것은 계모 혹은 계모같이 느껴지는 엄한 부모님으로부터의 어린아이의 독립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어린이가 자아를 탐색해 나가게 되는 데에는 그러한 계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에서는 계모로 표현된다. 어린이 자신의 마음과 부모님의 행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발견하고,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는 것이 이야기에서는 계모와 그 집을 떠나는 장면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야기에서의 오누이는 각각 성이 다르고, 연령이 다른 두 존재이다. 즉, 함께 있지만 성질이 다른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오빠는 듣지 못한 샘물의 목소리를 여동생은 들었다. 왜 같이 자라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함께 집을 나온 오누이가 이렇게 다른 것인지 이야기를 읽다보면 오누이로 대변되는 정체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같이 자라고, 같이 집을 나왔던 오누이가 같은 마음과 생각으로 집을 떠날 때와는 달리, 허기와 갈증을 만나자 다른 태도를 보인다. 오빠는 본능적으로 물을 마시려고 달려갔지만, 여동생은 자신을 먹으면 동물로 변한다고 말하는 샘물의 목소리를 듣고 마시지 말라고 오빠를 말린다. 이 상반된 오누이의 태도를 보고 오누이로 대변되는 두 존재가 부모와 마음으로부터 독립한 어린아이의 ‘본능’과 ‘이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샘물이 자신을 먹으면 변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은 여동생뿐이었다. 왜 여동생한테만 그 소리가 들렸을까? 둘 다 연령이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인데 왜 오빠는 샘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여동생은 들을 수 있었을까?

오빠는 목마르니까 무조건 본능적으로 물을 마시려했고, 여동생은 샘물을 마셔도 되는지 숙고해보았다. 사람은 본능보다는 이성을 가지고 있을 때에야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그 일이 옳은지 그른지 생각해볼 수 있다. 샘물의 말은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보는 것’, 즉, ‘숙고’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여동생에게 샘물의 말이 들린 것은 여동생은 ‘이성’이기 때문에 숙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빠에게 샘물의 말이 들리지 않은 것은 오빠가 ‘본능’으로 대변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본능은 숙고하여 행동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동생인 이성의 도움으로 오빠인 본능을 말릴 수 있었다.

아이는 부모 곁에서 부모의 도움으로 자라다가 독립을 하고서는 혼자의 힘으로 스스로 여러 가지 사고를 하고, 결정해야 한다. 자아를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본능적인 사고, 이성적인 사고, 두 가지 측면에서 사고를 하게 된다. 이야기에서는 어린이의 두 사고가 충돌하며 자아를 탐색하고 확립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성적인 사고가 샘물 마시는 본능을 막는 것, 본능이 이성과 떨어져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자 하는 것이 사냥터에 나간 것, 본능이 상처를 입은 것, 이성은 본능을 이성적으로 함께 하고자 했던 것, 외부 자극 혹은 방해로 인해 이성이 상처입거나 사라진 것, 그리고 외부 자극을 통해 다시 이성이 살아나고, 마지막에는 살아난 여동생과 함께 오누이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이성과 본능이 진정으로 합치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등 ‘오누이’는 어린이의 자아 확립과 독립적인 사고의 생성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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