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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전문학

(고전문학) 고전산문 - 고려시대 2

by 솜비 2020. 8. 27.

<고려시대의 산문>

 

 

전 문학

1. 개념 : 사람의 일생을 요약적으로 서술하여 교훈을 전달하는 교술 문학의 한 갈래이다.

            크게 사람의 일생을 그린 '인물전'과 사물의 일생을 그린 '가전'으로 나눌 수 있다.

          

2. 발생 배경

고려시대 신진 사대부들이 새로운 시대의 문제 의식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고려 중기 이후 설화를 수집하고(패관문학),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인체 문학인 가전체가 출현하게 되었다.

 

 

가전체 문학

고려 중엽부터 창작된 양식으로서, 사물을 역사적 인물처럼 의인화하여

그 가계와 생애 및 개인적 성품, 공과(功過)를 전기 형식으로 서술한 한문 문학 양식이다.

실전(實傳-실제의 전)에 상대되는 뜻으로 가전(假傳-가짜 전)이라 불렀다. (허구적인 성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속의 사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나름대로의 개성과 기질, 욕구를 가지고 희비와 성쇠를 겪으며 살아가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가전의 형성

고려 중기 이후 설화를 수집, 정리, 창작하는 과정(이를 패관문학이라고 부름)에서 가전체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전체 문학의 발달은 무신의 난 이후에 등장한 사대부들의 의식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데,

 

신진사대부들은 객관적인 사물에 대한 관심과 인간 생활을 합리적으로 구성하려는 의욕을 지니고 있었다.

한편, 가전체가 의인체의 서사 문학이라는 점에서 신라 때 설총이 지은 '화왕계'를 근원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전체 문학 창작의 시대적 배경

- 가전체 문학이 많이 창작된 고려 중엽 이후는 무신의 난, 몽골의 침입까지 겹쳐 사회적으로 혼란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도덕률, 가치관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는데, 교술 갈래로서 교훈적이고 비판적 성향을 강하게 띠는 가전체 문학 작품의 창작은 바로 이러한 가치관의 혼란과 붕괴를 바로잡으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려 중엽 이후 관계에 진출한 신진사대부들은 사물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는데, 경기체가의 한림별곡에서 사물을 열거하는 표현 방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이와 같은 객관적인 사물에 대한 관심이 가전체와 같은 문학 작품을 낳게 한 것이다.

 

 

 

가전의 의도 : 계세징인(세상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일깨워주고 못된 사람을 혼낸다)을 그 목적으로 함.

 

 

가전의 성격

1. 교훈성 : 인간의 바람직한 처신을 알려준다.

2. 서사성 : 인물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였다.

3. 우의성 : 사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하였다.

 

 

 서사와 우의의 의미

서사 : 사건의 서술을 의미한다.

우의 : 어떤 의미를 직접 말하지 않고, 다른 사물에 빗대어 비유적인 뜻을 나타내거나 풍자하는 것을 나타낸다.

가전은 한 인물의 일생을 서술한다는 점에서 서사에 해당하며, 사물에 빗대어 주제를 넌지시 드러낸다는 점에서 우의에 포함된다.

 

 

가전체의 문학사적 위치

설화와 서사시가 활발히 수집되고, 정리되고, 창작되면서 가전체 작품이 출현하였다.

패관 문학이 민간에 떠돌아다니던 이야기를 수집하여 약간의 창의성을 가미하여 덧붙인 것에 비해,

가전체 문학은 허구적이고 창의적인 개인 창작물로서, 소설에 한 단계 더 접근한 것이다.

따라서, 가전체는 설화와 소설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하였고, 이후 김시습의 '금오신화' 등 고전소설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가전체와 소설의 관계

설화 문학이 단순한 이야기를 제시한 것인 데 비해,

가전체 문학은 작가의 예술적 허구에 의해 창작되며,

인물 설정, 사건과 갈등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구성 등 소설적 요소를 상당히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가전은 역사적 사실을 관념적으로 나열하였으며, 작품 내적 세계의 독자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또한 인물이나 사건의 서술적 형상화 정도가 미흡하기 때문에 아직 소설로 보기는 어렵다. 가전체 문학의 창작 경험 및 발상과 서사적 방식은 '금오신화' 등에 계승됨으로써 고전 소설 발생의 모태가 된다.

 

 

가전체 문학 작품

임춘의 '국순전' : 가전체 문학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술을 의인화하여 술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한 작품이다.

임춘의 '공방전' : 돈을 의인화하여 재물을 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함을 담은 작품이다.

이규보의 '국선생전' : 술을 의인화하여 술의 긍정적인 면을 통해 군자의 처신을 경계함하고 있다.

이규보의 '청강사자현부전' : 거북을 의인화하여 어진 사람의 행적을 기린 작품이다.

이첨의 '저생전' : 종이를 의인화하여 문인의 도리를 서술하고 당시 유생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곡의 '죽부인전' : 대나무 의인화하여 절개있는 여성상을 그린 작품이다.

 

 

가전체의 서사적 요소와 교술적 요소

 

서사적 요소

교술적 요소

등장인물이 존재.

창조적으로 설정된 사건과 갈등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됨.

일정한 구성단계를 지님.

사물에 대한 지식이 필요

작가의 주장(비평)이 제시됨.

교훈적인 목적을 띰.

 

 

가전체 문학의 이해 - 교술 갈래적 측면

가전체는 사물을 의인화해서 사람인 양 다루며 그 일생을 전()으로 서술한 글이므로,

등장시킨 사물을 잘 알아야 이해할 수 있고,

작품 자체로서의 유기적인 전개는 갖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 교술문학이라는 가장 뚜렷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교술 : 문학의 갈래 개념인 교술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을 서술하고, 전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수필이 가장 대표적이다. 가전체, 악장, 창가, 기행문 등도 모두 교술 갈래에 속한다.

 

 

가전체의 표현상 특징과 그 효과

가전체는 사물을 의인화하여 전기 형식으로 쓴 글이다.

인간사의 다양한 문제를 간접적이고, 우의적 수법으로 다루면서 비평하기 때문에 강한 풍자성을 가진다.

또한 등장인물의 가계와 생애, 성품과 공과를 서술하기 위해 대상이 되는 사물에 얽힌 전고(典故)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

자못 현학적인 분위기를 내는 효과가 있다.

고사를 활용하여 소재로 삼고 있다. 가전은 역사적 사실이나 고사를 인용하되, 이를 작가 입장에서 재구성한 것으로

창의성과 허구성을 가미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창의적인 자질이 고대소설이 탄생하는 데 기반이 되었다.

 

가전체를 쓴 작가층의 의식과 취향

가전체 양식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고려 중엽 이후 신흥사대부에 의해서이다.

사물의 내력과 속성, 가치 등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중시했던 신진 사대부들의 의식이 가전체라는 양식을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고려 중엽 이후 새로 등장한 문인들은 원래 지방 향리 출신이다.

실무 기술적인 역량에 덧붙여 문인으로서의 소양까지 갖추어서 중앙 정계로 진출한 신흥 사대부들이거나,

처지는 다르지만 이들에 동조한 사람들임이다.

, 실무적 기능, 문학적 수련을 겸비한 사람이 새 시대의 인재로서 가장 적합하다 하겠는데,

구체적 사물을 의인화해서 표현하는 가전이야말로 이 두 가지 역량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양식이었다.

그러므로 가전은 고려 신흥 사대부들의 취향과 의식을 보여주는 역사적 양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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