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 덧붙임 : 이장희 시의 특징
1920년대 초반의 시단은 퇴폐주의, 낭만주의, 자연주의, 상징주의 등 서구 문예 사조에 온통 휩싸여 퇴폐성이나 감상성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서에 휘말리지 않고 예리한 감각과 세련된 기교로 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
시의 길이가 짧음
개인적 서정을 섬세하게 드러냄
묘사 위주의 감각적인 시어 사용
다의적인 뜻을 지니는 상징 기법을 많이 사용
이러한 점들은 뒤를 이어 활동한 정지용과 함께 이장희를 한국시사에서 새로운 시적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게끔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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