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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정이 든다는 것

by 솜비 2018. 7. 12.

정(情)...
나는 사람이건 물건이건 정이 들어버리면 쉽게 버리지를 못한다.
다 떨어진 옷에 달려있던 브로치 하나, 다 써버린 화장품 공병까지도 정이 들어서 버리기 힘들어한다.
이렇게 쌓아두면 쓰레기더미가 될 것 같은 것들은 버린다. (그 기준이 참 주관적이지만 ㅎㅎ)
 
이 버리기 힘들어하는 약한 마음, 정때문에...
물건도, 사람도... 참 맺고 끊음이 힘겨울 때가 있다.
 
내가 타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음은 이런 '정'에서 기인한 자기방어가 가장 크다.
마음을 주었다가 다칠까봐, 멀어질까봐, 떨어지기 힘들어질까봐.. 등등
이 사람과 인연이 닿아 생기는 '정'과 관련된 일들이 힘겹기 때문이다.
소극적이고 낯가림을 한다는 것은 곧 정들면 생기는 일들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마음을 닫고 있다는 것.
(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것 같지만...ㅎ)
내가 그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은 곧, 이 사람과 친해짐으로써 생기는 '정'과 관련된 나의 감정소모를 감내하겠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결론은 ...
난 거북이마냥 어떤 사람과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한다.
쉽게 믿지도 않으며, 쉽게 다가가지도 않는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게 싫으니까..
그런데 우스운 것은.. 자꾸 보면 정든다는 것...
나도 모르게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풀고 호기심으로 다가간다는 것...
 
물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던 물건도 자꾸 보면 정이 들고,  마음이 가고,  매력이 보이고...
그렇게 인형이 늘어갔지.....ㅎㅎ 못생겨보이던 베이비돌 메리다, 백설공주, 라푼젤까지... 다 이뻐보이니....
(이건 무슨 기승전인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눈에 밉고 싫은 것들도 언젠가는 정이 들 날이 올것이라 생각한다.
밉던 사람들, 밉던 인형들, 싫은 환경과 싫은 상황들...
언젠가는 정이 들어 이뻐보이는 날이 오겠지...
 
 
(뭔 뻘소리를 적은건지 ㅋㅋ 가볍게 슥슥 쓰고 자려고 했는데 급 인형얘기가 되어버렸다 ㅋㅋㅋ
그냥...  문득 정든다는 것에 평소와 색다른 생각이 들어서...
예쁘지 않던 인형도 나중에 예뻐보이기도 하니까...
이래저래 이것이 '정'이로구나. 하고 썼는데 일기는 뻘소리로.....ㅋㅋ)
 

'그건 내 눈에 예쁘지 않아...'
 
물론 지금은 그렇다.
근데.. '곧 예뻐질지도 모른다'가 숨어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나는...
난 정에 약한 사람이라서......
 
ㅜㅜ 결론은 '난 정에 약한 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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