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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동안의 자랑거리

by 솜비 2017. 11. 10.

약간의 자랑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쓰게 되는 글.

 

오전에 코웨이 정수기 점검 및 필터 교체 때문에 관리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오셨다.

문을 열어드렸더니 "엄마 계시나요?" 라고 하셔서

뭐라고 해야 하는지 잠깐 고민했다.

"아... 제가 집주인입니다"

그랬더니 "어머! 학생인줄 알았어요 호호홓"

그러면서 나의 직업, 나이, 결혼여부, 2세여부 등 개인정보를 많이도 캐물으셨다.

 

사실 이런일은 오늘 한번뿐만이 아니었다.

집에서는 설치, 서비스, 인터넷 수리기사가 오면 위의 아주머니처럼 저런 질문을 가끔 한다.

집에서 뿐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몇 년 전에 결혼 준비할 때도 웨딩플래너나 결혼식장 관계자들, 메이크업샵 언니들 등등이

내 얼굴만 보고는 학생같은데 나보고 왜이렇게 결혼을 일찍 하냐고 묻곤 했었다.

 

30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정도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키가 작은 것도 한몫했고, 엄마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덕분에...

그리고 그런 오해가 기분 좋을 때도 있었지만, 어린애라고 무시하는 일이 매우 많았기에

나는 동안이라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무시 당하는 일이 많아서 오히려 불편하고 짜증난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말할 때 욕먹는 부분)

 

근데 30대에 들어서고는 저런 오해가 지금은 너무 기분이 좋다.

역시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싶다.

얼마전에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여 내가 병간호를 해주고 있을 때에도

주변의 환자들이 다 대학생이냐고 물어서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이제는 학생이냐는 물음과 오해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늘어가는 주름이 신경쓰이지만 ㅋㅋ)

지금도 남편과 걸어다니면 부부보다는 그냥 커플로 보는 경우가 100퍼센트지만..

그것마저도 기분이 좋다.

사람들의 립서비스라든가 듣기 좋은 말이라고 해도 어려보이고, 젊어보인다는데 기분이 좋은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진짜 나이를 먹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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