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현대문학

이태준, <까마귀> 해설 정리

by 솜비 2021. 3. 14.

 

1936년 1월 월간잡지 《조광》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1930년대 한국사회의 지식인층에 만연되었던 일종의 '사(死)의 찬미'류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까마귀 소리가 들리는 겨울 별장을 배경으로 비인기작가인 젊은 남자와 폐병환자인 젊은 여자와의 짧은 만남을 그리면서 인간의 근원적 고독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었다. 음습한 별장, 반복되는 까마귀의 울음소리, 여인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의 묘사를 통해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바라보는 작가의 유미주의적 시각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괴벽한 문체를 고집하는 그는 독자에게 별 인기를 얻지 못하는 작가라서 늘 궁핍한 생활을 한다. 한달에 20원 남짓하는 하숙생활도 힘겨워 궁여지책으로 친구의 시골 별장을 빌려 겨울을 나기로 한다. 그 별장 주위의 나무에는 까마귀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있다. 어느날 어수선한 꿈자리를 떨치고 일어난 그는 미닫이를 열다가 정원을 산책하는 젊은 여자를 발견한다. 
이튿날 오후, 그는 정원의 낙엽을 긁어모아 불을 때다가 어제 본 그 여자와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가 작가임을 알아본 그녀가 애독자라며 반갑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몇 번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그는 이 여인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는 폐병 요양차 이곳에 온 그녀가 삶에 대한 애착을 잃은 채 자포자기한 상태임을 알게 된다. 특히, 그녀는 병적이라고 할 만큼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싫어하며, 까마귀가 마치 그녀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이 여인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주리라 마음먹는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그녀의 애인이 되기로 결심한 후, 까마귀에 대한 그녀의 공포를 덜어주기 위해 까마귀를 잡아 그 뱃속에 그녀가 두려워하는 귀신이나 부적 따위가 들어 있지 않음을 직접 확인시켜줄 계획을 세운다. 실제로 그는 물푸레나무로 활을 만들어 까마귀를 직접 잡는다. 그는 그녀가 오면 까마귀를 해부해 보이려고 정자지기를 시켜 죽은 까마귀를 단풍나무 가지에 걸어매게 한다. 그러나 날씨는 점점 추워만 가고 달포가 지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함박눈이 내리는 어느날 오후, 잡지사에 다녀오던 그는 개울 건너 넓은 마당에 금빛 영구차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영구차는 함박눈을 맞으며 소리없이 떠나가고, 그날 저녁에도 까마귀들은 여전히 까악까악 울어댄다.
이태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들의 삶을 연민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고색창연한 별장의 시각적 묘사와 까마귀 울음소리라는 청각적 묘사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감각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젊은 여인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정조를 우울하고 음습하게 하는 장치로서, 소설의 주제 표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산백과)

1936년 1월 『조광』에 발표한 이태준의 단편소설.
친구의 별장 바깥채를 빌려 든 문필가가 폐병치료를 위해 이웃에 와 있는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의 죽음을 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도시에서 견뎌내지 못하는 문필가의 고독이 짙게 깔려 있는 시골의 배경, 거기에 폐병으로 죽어가는 여인의 가녀린 애상이 맞물리면서 소설 전체의 분위기는 가마귀의 울음과 죽음으로 상징되는 음울한 회색빛을 띄게 된다. 여인을 죽음에서 건져낼 수 있는 것은 사랑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여인을 사랑해 주리라던 낭만적 발상도 그녀가 이미 결혼했다는 사실 앞에서 무산되고 만다.
또한 가마귀가 죽음의 사자가 아님을 입증해 보이려고 활을 만들어 잡기도 하지만, 그녀는 동정이나 사랑도 결코 죽음을 대신할 수 없음을 감지한 채 조용히 죽어 간다. 낙향한 문필가 시점에서 관찰되고 반응하는 소설의 전개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 서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인의 각혈을 마실 정도의 사랑을 보여주는 남편, 그러나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있어야만 하는 남편, 결혼한 여인을 사랑할 수 없는 평범한 도덕적 수준을 지키고 있는 문필가의 소심증, 죽음을 예시하는 가마귀의 울음. 이러한 장치들은 애상적 낭만성과 서정성을 더욱 짙게 만든다. 특히 “이따금씩 까르르하고 그 GA 아래 R이 한없이 붙는 발음”이라는 가마귀 울음의 표현이 보여주는 문체적 참신성은 멜로드라마적 소재를 서정성으로 구할 수 있었다.
1936년의 시대상황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래서 현실적 의식과 감각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태준 단편소설의 서정적 진수를 가장 잘 나타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핵심정리
성격 : 유미주의
시점 : 전지적 작가
제재 : 폐병 환자와 까마귀 (고독과 죽음)
주제 :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죽음의 문제

 

* 이해와 감상
1930년대 우리 사회의 일각에 만연되었던 일종의 '사(死)의 찬미'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음울한 분위기를 통해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
이태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에 따라 작품의 주조가 어둡게 채색되어 있다. 작가는 죽어가는 인물을 연민의 시선으로 그려 나가면서 서정적인 정서가 투사된 서술태도를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 태도를 단순히 감상주의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은 작가의 감정이 절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까마귀 울음소리는 작품의 정조를 우울하게 만드는 역할뿐만 아니라 젊은 여인의 죽음이라는 극적 사건을 예감케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시도해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가난, 여인의 병, 정혼자에 대한 그녀의 사랑, 그리고 여인에 대한 '그'의 감정 모두를 아름다운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가 삶의 비극성을 역설적으로 미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멸의 미학, 죽음의 미학이라 불릴 만하다. 까마귀가 늘 가까이 있는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여인의 사랑과 죽음이 신비롭게 그려져 있다.
죽음을 이기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비극적 인간상의 극치를 획득할 수 있는 것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것으로서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희망을 가질 수 없을 때 철저히 그런 절망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작가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시도해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유미주의
미(美)를 예술의 목적으로 삼는 예술 사조.
예술이란 그 자체로서 자족한 것이므로 어떠한 다른 목적이 개입되어서는 안되며 다른 비심미적 기준에 의해 평가되어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유미주의란 미에 대한 철학적 연구가 아니라 예술이나 미가 예술과 인생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어떠한 중요성을 갖느냐에 대한 신념을 뜻하는 것으로  예술이나 문학에서 오직 미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술관으로서 유미주의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목표로 예술 속에서 교훈성을 제거하고 형식을 더욱 중시하여 미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순수예술, 순수시를 지향하게 된다. 문학에서의 유미주의는 교훈적, 공리적 의미를 배제한 순수화 경향을 존중하는 문예사조를 뜻하며, 낭만주의와 관련을 가진다. 한국 현대문학에서 유미주의는 하나의 유파를 형성한 예술 운동은 아니었지만 시대상황에 따라 단편적으로 나타났다. 김동인의 <광염소나타>,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효석의 <분녀>, 서정주의 <화사집> 등에서 유미주의 경향이 나타난다.

 

 

# 고등문학 현대문학 현대소설 이태준   까마귀 해석 해설 정리 핵심정리 유미주의 전지적작가시점 전지적작가 성격 시점 주제 특징 이태준 단편소설 이태준 까마귀 고등문학 현대문학 현대소설 이태준   까마귀 해석 해설 정리 핵심정리 유미주의 전지적작가시점 전지적작가 성격 시점 주제 특징 이태준 단편소설 이태준 까마귀 고등문학 현대문학 현대소설 이태준   까마귀 해석 해설 정리 핵심정리 유미주의 전지적작가시점 전지적작가 성격 시점 주제 특징 이태준 단편소설 이태준 까마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