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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문학

염상섭, <두 파산> 해설 정리

by 솜비 2021. 4. 28.

줄거리
정례 모친과 옥임은 어릴 적부터 친구로 동경 유학생활도 같인 한 친구 사이다. 정례 모친은 경제력이 없는 남편 대신 옥임에게 빚을 얻어 문방구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조건은 옥임이 투자한 돈에 대해 일정한 이익을 분배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이 새로이 시작한 자동차 사업이 실패하면서, 옥임에게 진 빚의 이자마저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형편이 된다. 옥임은 도지사 대감의 후실로 살았는데, 그 남편이 현재는 중풍으로 누워 있고 과거의 친일행위가 발각돼 반민자로 몰려 있다. 이러한 까닭에 옥임은 고리대금업자로 나서게 됐고, 자식과 젊은 남편이 있는 정례 모친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옥임은 교장에게 진 빚이 있었는데, 정례 모친에게 교장에게 자신이 진 빚을 대신 갚으라고 한다. 이에 교장은 정례 모친에게 빚을 독촉하고, 이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정례 모친은 가게를 처분하고 빚을 갚고는 허탈감에 앓아 눕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두 파산은 옥임이라는 여자가 물질에만 집착하고 정신을 돌보지 않은 나머지 비인간적으로 변모해가는 정신적 파탄과, 정례 모친이 무능력한 남편과 옥임이에게 진 빚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파산이라는 두 가지 파산을 상징한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광복 직후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었던 물질적으로 파산하여가는 인간과, 정신적으로 파산하여가는 인간의 두 유형을 정확하고 치밀한 객관적 사실묘사로써 생생한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정례 어머니의 물질적 파산 과정이라든지 김옥임의 정신적인 파산의 심리적 추이라든지, 그 사이에서 교묘하게 중간이득을 획득해내는 교장 영감이라는 자의 간악한 행위 등이 당대의 사회적 현실이며 실제적인 삶이었다.
작가는 이를 냉철무비(冷徹無比)한 사실적(寫實的)인 묘사를 통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이 작품에는 두 사람의 주요한 등장인물이 있다. ‘정례 모친’과 ‘김옥임’이 그들이다. ‘정례 모친’은 ‘김옥임’과 함께 일본유학을 하고 온 신여성으로서 당시에는 상당한 인텔리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례 모친’은 결혼 후 자식들을 기르면서 생활고를 겪는다. 이같은 가난 속에서 ‘정례 모친’은 호구지책을 위해 문방구를 경영한다. 이 과정에서 ‘김옥임’과 ‘교장선생님’의 돈을 변리를 주며 빌려쓰게 된다. 하지만 남편이 택시업을 하다가 망하게 되자 이자를 제때에 지불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김옥임에게서 면박을 당한다. ‘김옥임’은 도쿄에서 신여성으로 활동하다가 현재 남편의 후처로 결혼한 후 당시에는 ‘도지사댁 실내 마님’으로, 태평양전쟁 중에는 ‘군수품 회사’ 고급 간부의 아내로 호화스럽게 살았다. 하지만 광복이 되자 과거의 친일행적 때문에 ‘반민자’의 아내가 되어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모으고 있다.
‘김옥임’은 처음에는 ‘정례 모친’과 동업했으나 정례 부친이 택시업으로 망하게 되자 돈을 빌려준 ‘교장 선생’과 함께 채권자로 변신하여 문방구를 소유하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두 인물의 삶을 통해서 작가는 금전적인 이해관계에 지배되고 있는 두 사람의 인간관계 속에서 두 개의 파산을 보여준다. 오랜 친구 사이인 ‘김옥임’과 ‘정례 모친’이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두 사람의 인간관계는 그 의미를 갖지 못한다.
‘김옥임’이 큰길에서 ‘정례 모친’을 모욕하는 행위를 통해서 그녀의 정신적인 파산을 엿볼 수 있다. 더욱이 그녀는 옛날의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서 고리대금업자로 변신한 친일파의 아내인 것이다. 그녀의 이같은 정신적인 파산과 아울러 ‘정례 모친’은 금전적인(혹은 물질적인) 파산을 겪는다. 어떻게든지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정례 모친이었지만, 돈을 소유한 ‘교장선생’, ‘김옥임’과 같은 인물들에 의해 하류계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1949년 발표된 작품. 광복 직후의 사회적 혼란기를 배경으로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했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경제적 몰락에 빠진 정례 모친(경제적 파산)과 친일파였으며, 시대의 혼란을 틈타 돈벌이에만 열중하는 김옥임(정신적 파산)의 모습을 당시의 시대적 정황과 관련지어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두 여인의 갈등과 대립을 통해 두 여인을 파산에 이르게 만든 당시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있으며 또한 독자로 하여금 건강한 삶의 양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핵심정리
갈래 : 단편소설, 세태소설, 사실주의 소설 
성격 : 사실적, 묘사적 
배경 : 광복 직후, 서울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광복 직후 사회적 혼란기의 물질적, 정신적 파산자들의 삶, 물질 만능의 세태 풍자
특징 1. 만연체의 문장을 통해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하고 있음 
       2. 두 인물의 물질적, 정신적 파산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냄
       3. 자연주의적 인생관과 사실주의적 창작 태도가 일관되게 흐르고 있음
       4. 객관적인 표현양식이 드러남
       5. 빠른 사건의 진행보다는 현실의 느린 전개가 두드러짐
       6. 정례 모친과 옥임의 경제적, 정신적 파탄을 대조적으로 구성함
       7.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의 태도와 심리를 실감있게 그림
       8. 긍정적 인물에게도 어수룩한 점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은연중에 부정과 풍자의 효과를 얻고 있음.
       9. 풍부한 경기 지역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여 현실감이 돋보임

광복 직후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사회적, 경제적 혼란기를 살아가는 두 여성을 통해 배금주의로 흘러가는 세태를 비판하고자 한 사실주의 계열의 작품이다. 경제적 파산과 정신적 파산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파산을 제시하면서 작가는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을 유보한 채 삶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두 가치 중 어느 한 쪽을 굳이 선택하지 않는다. 두 인물에 대한 주관적인 가치 평가를 배제한 채,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례 모친과 옥임의 파산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 <두 파산>의 사실주의적 경향
사실주의 : 주어진 현실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하여 그려내려는 경향
사실주의는 현실을 이상화하고자 하는 낭만주의에 대항하여 일어난 문예사조
가급적 작가의 주관을 배제하고 현실의 정확한 재현을 목표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주제의식이 약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처럼 어떠한 현실을 재현하느냐에 따라서 작가의 세계꽌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내용면에서 두 파산이 편중되지 않고 병행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주관을 배제, 객관적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작가가 주관적인 해석/판단을 내리지 않고 광복 직후의 혼란한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려 했기 때문이다.



* 염상섭의 작품세계
초기 : 무겁고 침울한 자연주의적 경향,  현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당시의 구체적인 한국적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추상적 관념의 표백에 치중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중기 : 구체적 현실감을 획득하게 되고, 관념적 정열은 차분한 관조의 눈으로 대치되기 시작하였다. 본격적으로 전형적 인물을 설정하고 현실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사건이 객관성을 띠고 있는 사실주의적 경향의 작품을 썼다.
후기 : 광복 후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는 평면적 사실주의 수법으로 서민들의 생활을 다루는 단편을 많이 발표. 주로 가정을 무대로 한 인륜관계의 갈등과 대립을 그린 작품을 많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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