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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열정 강요

by 솜비 2020. 1. 8.

 

프린트물 만드는게 시간이 오래 걸려서 넘 짜증이 난다.

월급은 창의적으로 주지 않으면서 뭐 이렇게 창의적인 일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조금 다른가 했는데 모든 대표들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열정 강요, 어떻게든 더 부려먹으려는 태도. ㅋㅋㅋㅋㅋㅋ

 

아니 왜이렇게 열정을 강요해???

 

 

난 기본적으로 '열정이 있는 카테고리'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게 일일수도 있고, 가정일수도 있고, 취미일 수도 있다. 

내 삶과 내 일상의 모든 것에 열정적일 수는 없으니까...

근데 대표(사장, 직장 상사)들은, 혹은 열정 예찬론자들은 '일' 하나만 보고 '넌 열정이 없는 사람이구나' 한다.

왜 '일' 하나로 열정이 있는 사람인지 없는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평가하는지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난 일은 일일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에 열정적이고 싶지 않다 (굳이 열정을 쏟는다고 알아주는 것도 아니잖아)

여태까지의 사회생활 경험상 일은 적당히 하고, 내 취미에 열정적인 것이 좋다.

 

본인이 일에 열정적이라고 남들도 모두 일에 열정을 쏟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 사업이니 열정적일 수 밖에 없겠지 ㅡㅡㅎ

근데 그것도 적당히 해야 장단을 맞춰주지,

매사에 '내가 이렇게 열정을 불어넣어주고, 열정을 가지라고 조언하는데 넌 왜 힘이 안나? 이만큼 해줬으니 이제 힘이 나지?' 식으로 나오면 정말 지친다....

이렇게 빨리 지치게 하는 것도 재주인 것 같다. ㅎㅎㅎㅎㅎ....

 

 

 

 

 

 

 

같이 일하는 국어 강사가 자료검색하며 블로그 돌아다니다가 자료를 진짜 잘 정리해서 올려놓는 한 블로거를 만났단다.
그 블로거는 대치동에서 국어교습소를 운영하는 어느 국어강사라는데,
자료를 그렇게나 쩔게 잘정리해놓고, 애들 성적도 좋은데 그만큼 열정적으로 시간투자를 엄청하긴 하는것 같다고, 순수익이 2천이라고 들었다고.. 나한테 그 얘길하며 엄청 부러워했다.
같이 일하는 국어쌤은 자료 정리를 이쁘게 잘해서 모아두곤 하는데 자기 방법이 틀리진 않은 것 같다고,
그런 강사가 되고싶고, 언젠가 그런 학원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난 오래전부터 한가지 목표만 생각하고 달려와서 다른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강사로 성공해야겠단 생각은 더더욱 안해봤다.
강사는 그냥 어쩔수없이 생계유지를 위해 선택한 직업일뿐...
할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으니...
그래서 그 국어쌤이 보기에 나는 학원 강사로서 열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애들 점수 잘나오게 하고싶은 욕심은 있지만, 강사로 이름나고 싶은 욕심은 없다.
애들 시험 점수 잘나오게 하고싶은 욕심이 왜 열정으로 이어지지 않냐면 글쎄..
내가 힘을 쏟은 만큼 점수가 나올리 없으니 효율성을 추구하는것도 있겠고,
거기에 시간을 쏟아붓는것보다 내 여가나 내 할일이나 내 가족 챙기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크다.

나도 한때는 그 블로거처럼은 못했어도 애정을 쏟아서 프린트물을 만들어주곤 했었다.
(학교가 한군데라 학년별로 3개만 만들면 되던 시절)
근데 요 몇년 전에 일했던 학원은 내가 맡은 학교도, 학년도 너무 많아져서 문법만 만들어주는 정도가 되어버렸고
거기다가 몸과 마음이 힘드니 더 열정이 차게 식었다 ㅋㅋㅋ

아무튼 그 국어쌤과 그 얘길 나눌땐 나만 그렇게 열정없는 사람인가 싶고
열정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것이 신경쓰이기도 했는데 
퇴근길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동료 국어쌤이 나를 열정없는 여자로 생각하건말건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고, 내가 추구하는 것들에 열정이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에 열정을 쏟으며 살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가치관에 있어서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 열정을 쏟으며 살아간다.
물론 가치관보다 일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일에 열정을 쏟는거겠지)

 

나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가 목표로 하는 것에 열정을 쏟으며 살겠다.
소중한 내 가족♡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내 취미♡ 목표로 하고 있는 무언가..
여기에 쏟을 열정들도 부족하다.
지금의 일은 나에겐 그냥 부차적인 것일뿐...
남들이 뭐라고 하건 말건, 그냥 내 소중한 것들에 열정을 투자하고, 할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학원 일도 그냥 내 소임만 다하면 되는 것이다.
소홀히, 대충 하는게 문제지, 소홀히 하진 않으니까:)

무엇보다
열정이 없으면 내가 미쳤다고 맨날 새벽 3~4시까지 수업준비하고
특강준비, 교재준비, 프린트물 준비하겠냐고!!!
아오ㅜㅜ 생각해보니 내가 집에서까지 일하느라 고생이다 진짜ㅜㅜ
그런것들 생각하면 페이가 짜다 에미야!!!!!!!
기승전페이

 

 

 

 

 

 

 

 


 

 

 

 

 

일에 대한 열정이 차게 식었던 계기가 되었던 일기가 있어서 가져와봤다ㅋㅋㅋㅋㅋ

 

2017. 3. 17

일중독까진 아니고, 일에 대한 책임감이 큰 편이었는데
내 개인생활을 일부 버리면서라도 내가 맡은 일은 잘 해내고 싶었다.
작년까진 그랬다.
심지어 동틀때까지 수업준비하곤 했으니까..

근데 이젠 그게 무의미하고,
내 개인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일은 딱 근무시간만 하는거고, 그 외에는 일이 사적인 영역과 사적인 시간을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개인생활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대표가 수학쌤한테 잠자는 시간 줄여서 수업준비하라고 했다는 소리듣고 얼마나 어이없던지..
내 사생활은 중요하지않다 이건가.
나와 내 가족의 생활은 어찌되든 상관 없다는 소린가ㅡㅡ
진짜 재수털려서 맘같아선 당장 때려치고싶다.

수업준비하는 시간이 1도 없게
수업을 일부러 만들어서라도 빡빡하게 만들려는 속셈이 눈에 보인다.
자꾸만 반을 늘리고, 늘리고..
월급은 십원 한푼 안올려줄거라고 했으면서.
내가 여기 계속 붙어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것 같다.
일단은 내 금전적 목표와 쌤들 덕분에 버티는중..

집에서까지 일하는게 보기 좋지도 않고 이해도 안가니까
집에서까지 일하고, 자기 시간 포기하고 일만 한다는걸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일하는게 옳은거고 우린 아주 노는 사람들인것처럼 취급한다ㅡㅡ
(그래~그냥 너는 평생 그렇게 일만 하면서 사세요ㅋ)

난 딱 받은만큼만 일해야지 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내 열정을 더 쏟기도 싫고..
어차피 옆에서 너무 열내서 티내면서 열심히 일하는 누군가 때문에

난뭐 들러리 느낌도나고.. 기왕 그런 느낌드는거 그냥 난 적당히 하련다.
내 사생활, 내 개인시간과 여유가 더 소중함..

 


 

 

아무튼 누군가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일은

종교 강요만큼 심각하게 남을 존중하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기를 써보았다.

 

일기를 쓰는데 계속 바람소리가 씽씽~ 들려온다.

내일 얼마나 추우려고 바람이 이렇게 씽씽 부는지 모르겠다.

12시께부터 바람소리가 가열차다.

아아아아 겨울이 정말 싫다.

그나마 눈이 예뻐서 덜 싫었는데 올해는 눈도 안오고 비만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이라니...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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