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산문 - 조선 후기 1

 

<조선 후기의 산문>

 

ㆍ허균의 ‘홍길동전’의 의의

-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국문 소설)

- 정치의 부패와 적서차별 제도와 같은 비인간적 사회제도를 비판, 해외 진출과 새로운 이상 국가의 건설을 염원한 사회소설.

- 불합리한 사회 제도에 대한 저항 정신이 반영된 현실 참여적 문학.

- ‘구운몽’, ‘사씨남정기’ 등 후대 소설 창작에 영향을 주었다.

- 영웅적 소설 구조와 전기성을 바탕으로 한 사건 전개 등에서 고전 소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소외된 계층인 서자들의 문제와 임진왜란 이후의 문란했던 정치ㆍ사회상을 비판하고, 고발하여

   주제의 사실성을 높임으로써 고전 소설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고전 소설이 소재, 인물, 배경 등을 중국에서 취해 온 반면,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무대로 삼고 있으며, 한글로 표기하여 서민들에게까지 독자층을 확대시킨 점에서 진정한 한글 소설의 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ㆍ홍길동전의 영웅소설적 구조

 

혈통	고귀한 혈통의 인물	홍판서의 아들
태생	비정상적 잉태, 출생	시비에게서 서자로 태어남
능력	비범한 지혜, 능력을 지님	총명하고 도술에 능함
위기	어려서 버림받고 시련을 당함	초란이 자객을 보내 길동을 죽이려 함
고난	구출, 양육자를 만나서 위기를 벗어남	도술로 자객을 죽이고 위기를 벗어남
위기	자라서 다시 위기에 부딪힘	활빈당 조직하자 조정에서 길동을 잡아 반역죄로 다스리려 함
결말	투쟁으로 위기 극복, 승리자가 됨	국가 권력과의 투쟁에서 이겨 병조판서를 제수받은 뒤 율도국의 왕이 됨

홍길동전은 우리나라의 고대 건국신화로부터 시작하여 조선후기 영웅소설에까지 이어지는 ‘영웅의 일생’이라는 유형 구조를 소설화한 첫 작품으로 볼 수 있음.

 

 

 

ㆍ홍길동전과 일반 영웅소설과의 차이점

홍길동전은 ‘태생, 고난’ 부분에서 일반적인 영웅소설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영웅소설의 주인공들이 대개 귀족 가문의 출신인데 비해, 홍길동은 서자라는 불리한 신분이라는 점이 그러하다.

또, 죽음의 위기를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하고,

어느 누구의 양육을 받지 않고도 탁월한 무예와 지략으로 활빈당의 우두머리가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볼때, 홍길동전은 영웅소설보다 고대 영웅 신화 쪽에 더 가깝다.

이런 점에서 홍길동전은 영웅신화와 조선 후기 영웅소설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의 특징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창작시기 : 임진왜란 직후인 17C 초.  문란해진 정치ㆍ사회상으로 인해 서민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때.

 

 

 

 

ㆍ군담소설

  - 임진왜란ㆍ병자호란 양란 이후 발생하여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한글 소설의 한 유형.

- 전쟁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가 되는 일련의 소설을 말한다.

- 군담소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유형을 가진다.

주인공은 권문세가의 자제로서 부모의 극진한 치성으로 태어남.

난리나 간신의 참소 때문에 부모와 이별, 고난을 겪게 되나 도사의 구출로 비범한 능력 습득.

그 때 국가는 전란으로 위기를 당하지만 주인공이 나타나 비범한 능력으로 전란을 평정.

높은 벼슬 얻음, 헤어진 가족과 재회하거나 집안 일으키면서 부귀영화를 누림.

- 군담소설의 특징

주인공이 전쟁을 통해 영웅적 활약과 입신하게 되는 일대기적 구성에 있음.

작가들은 대부분 익명이며, 조선후기에 형성된 몰락 양반/중인 계층으로 추측됨.

소설을 인쇄하거나 대여하는 상업적 집단의 발달로 보아 부녀자, 평민 등 다양한 독자층이 형성되었던 것으로 여겨짐.

강담사, 전기수 등의 구연 집단이 있어서 이들에 의해 더욱 확대됨.

 

     -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허구적 주인공과 허구적 사건을 꾸며 낸 작품인 창작 군담소설인 ‘박씨부인전’, 역사적 인물의 활약상을 서술한 역사군담소설인 ‘임경업전’, 중국소설을 번역ㆍ번안한 작품들 중에 전쟁이야기가 중심이 된 번역군담소설인 ‘조웅전, 옥루몽’ 등이 있음.

- 군담소설의 종류

창작 군담 소설 : 소설의 주인공이 작가가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인물이며, 작품에 나타난 전쟁 또한 꾸며낸 것이라는 특징을 가짐. (ex. 유충렬전, 소대성전, 장익성전, 사각전, 장국진전 등)

역사 군담 소설 :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인물이나 가공의 영웅이 실재했던 전쟁에서 영웅적 활동을 하는 것을 그린 소설 (ex. 임진록, 임경업전, 박씨전 등)

번역(안) 군담 소설 : 중국의 소설을 번역/번안한 작품 (ex. 삼국대전, 화용도실기, 조자룡실기 등)

 

 

 

ㆍ송사소설

- 억울한 일을 관청에 호소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설. 공안 소설이라고도 함.

- 송사 사건의 발생, 해결과정 및 그 결과가 소설의 발단, 전개, 결말에 대응되는 구조를 이루며 전개됨.

- ‘황새결송, 서동지전, 까치전, 장화홍련전, 양반전’ 등이 여기에 속함.

- 송사소설의 특징

사건의 발생, 해결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이 이루어진다.

송사사건의 결말이 작품의 주제의식으로 뚜렷이 부각된다.

  수수께끼 모티프를 소설로 형상화하여 추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

   다른 고전 소설에 비해 사실적ㆍ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으로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ㆍ가정소설

가정 안에서의 생활을 표현한 작품을 지칭.

고전 소설에서는 처첩간의 비극이나 계모와 전처 소생의 자녀간의 비극을 다룬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권선징악, 개과천선을 주제로 하는데, 대체로 악인들의 음해나 악행이 탄로되어

징벌을 받거나 참회하여 선인이 되도록 하고, 선인은 행복을 다시 찾는다는 결말로 되어 있다.

처첩간의 갈등을 다룬 것으로 ‘옥린몽, 조생원전, 정진사전’ 등이 있고,

계모와 전처 소생간의 갈등을 다룬 것은 ‘장화홍련전, 콩쥐팥쥐전, 정을선전’ 등이 있음.

 

 

ㆍ김만중의 ‘사씨남정기’의 문학사적 의의

- 일부다처제로 인한 처첩간의 갈등을 소설화한 최초의 작품.

- 가정문제를 다루는 가정소설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

- 조선시대에 장편소설이 창작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작품

 

 

ㆍ작자미상의 ‘운영전’ 

  - 안평대군의 사궁인 수성궁을 배경으로 궁녀 운영과 선비 김진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염정소설.

  - 고전소설에서 유일하게 비극적 성격을 띠고 있음.

 

 

ㆍ작자미상의 ‘유충렬전’의 특징과 의의

- 영웅소설의 전형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음.

  천상계와 지상계로 공간이 이원적으로 설정됨.

  영웅의 일생이라는 유형적 구조를 가장 충실하게 유지하는 대표적인 작품.

 

ㆍ유충렬전의 주제와 작가 의식

이 작품의 주된 갈등은 충신과 간신의 대결로 전개되며, 작가는 일방적으로 충신으로 설정된 유충렬을 옹호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표면적으로는 국가에의 충성이란 교리를 강하게 표출하면서 이면적으로는 당쟁으로 권력에서 밀려나 실세했거나 몰락한 계층의 실세 회복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충성, 효도라는 중세 윤리 관념을 중시하면서도, 그 내부에는 국가의 변란, 위기에서 큰 공을 세워 조정의 권신으로 등장하여 자기 가문의 반대파를 숙청하고 과거 선조들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몰락한 양반층의 꿈을 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