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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육아 일기

임신, 출산, 육아 - 몰라도 되는 행복? 낳지 않으면 절대 모를 행복.

by 솜비 2022. 10. 31.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 10년 전부터 차츰 '가족'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매우 중요시하고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웰빙, 욜로, 비혼주의, MBTI, MZ세대 등... 이런 말들의 유행이 다 그러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저출산이 딱 하나의 이유가 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급변하는 시대 속에 직장, 내집마련, 노후준비.. 무엇하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현재마저도 살기 팍팍하니

당장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미래의 행복보다는 '지금,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기면서 

결혼과 임신 출산을 회피하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 않을까.

왜냐하면 내가 그런 상황이었고, 그런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싶어서

너무 늦게 전에 아기를 낳기로 결심한 것이니까.

 

우리가 아기를 낳아 키울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나는 젊고 할일이 많다고 생각했고,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고 나 자신의 삶이 없는 육아기간을 보내야 하니..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든게 겁이 나서 피하고 미루었다.

 

근데 낳고보니 언젠가 낳으려면 빨리 낳는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젊을 수록 출산 후의 회복도 빠르고, 육아할 체력도 좋고, 자녀와의 세대 차이도 조금이나마 덜 날테니..

이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육아할 체력' 이다.

임신, 출산으로 한번 꺾인 체력은 제자리로 돌아올 줄을 모른다...ㅜㅠ (젊을수록 체력 회복도 좋다고 한다)

 

 

 

 

 

우리 아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중에 '우리 마을' 이라는 테마로 다양한 탈것, 건물, 사람들이 나오는 자석놀이 장난감이 있는데 여태까지는 다 탈것만 가지고 놀다가 요 며칠은 웬일인지 의사, 요리사 같은 사람도 몇번 가리키더니만

오늘은 이걸 들고 와서 '엄마!' 하고는 나를 가리키고, '아빠!' 하고는 남편을 가리키고

'애기!' 하고 말길래 '애기는 누군데?' 그랬더니 자기를 가리킨다 ㅋㅋㅋㅋ

너무 귀엽쟈나 ㅠㅠ... 언제 이렇게 커서 그림을 보며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렇게 웃고 있는 가족이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는구나.. 항상 이런 가족일 수 있게 노력해야겠구나..

인프피 엄마는 온갖 의미를 갖다 붙이며 이것이 행복이구나.. 하고 감동 한 모금을 들이켰다.

너무 예쁘고, 너무 귀엽고, 너무 사랑스럽다...♥ 내시끼♥

 

 

 

아기를 낳아본 사람들이 흔히들 이런 말을 하곤 했다.

'몰라도 되는 행복'이라고...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아기를 낳아 키워보니 무슨 소리인지는 알 것 같다.

아기가 주는 행복함이 크지만, 임신, 출산, 육아가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몰라도 되는'을 붙인 것 같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소리도 있는 것처럼 자식이라는 새로운 인연으로 야기되는 여러 고통들을 뜻하기도 하겠지.

 

근데 나는 반대로 '낳지 않으면 절대로 모를 행복'이라고 표현 하고 싶다.

정말 힘들긴 하지만, 임신 기간 280일, 산고와 출산, 갓난 아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느 것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경험이 없었다.

생명의 신비로움, 나와 남편이 만든 작은 생명이 주는 잔잔한 감동과 행복의 순간들..

이것은 내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으며,

아무리 옆에서 자세히 설명해도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상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아기가 자라면서 계속 변화하듯이, 자라면서 우리에게 주는 행복도 매일매일이 다를 것이고

그에따라 우리가 함께 지어가는 행복도 계속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된다.

 

 

 

#오늘의일기 그냥 오늘은 이런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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