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정을 다스리질 못했다.
지금에와서야 생각해보니 이렇게 내 감정을 다스리질 못하는게 결국 애가 떼쓰는거랑 뭐가 다른가싶다.
화가 난다고 화내고 소리치고 때리고... 폭발하는 감정에 휩싸여버렸으니 큰애기와 작은애기의 싸움이 되어버린 셈이다.
분명히 오은영 선생님은 떼쓰는 애한테 무관심으로 대응하라 했는데
무관심하게 대응하면 더 울어버리고, 그 울음이 그치면 바로 다른 놀이를 하러 가버려서
떼쓰지 말라고 가르치는게 무의미해져버린다.
그 상황에서 떼쓰면 안된다고 내 고집대로 훈육하려 하면,
애는 또다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반응해주지 않는다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더 크게 울어버린다.
결국 감정이 더 커지고 울음이 더 커지고... 나중엔 별것도 아닌걸로 계속 운다.
너무 화가 나서 애를 두들겨 팰 수 없으니 근처에 있던 돌돌이 막대기를 방바닥에 여러번 때리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나를 따라서 같이 소리지르기도 하고, 말대꾸를 하기도 하고, 무섭다고 품에 파고 들기도 하고,
갑자기 품에서 벗어나 깔깔 웃기도 한다... 도대체가 종잡을 수가 없다.
다양한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인지, 엄마가 화를 내는 무서운 상황을 분위기 전환하려 웃는 것인지...
아직 만3세도 안됐는데, 이제 갓 두돌인데 떼쓰는게 당연한 시기인데
떼쓰는걸 훈육하겠다고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
짜증, 화남, 슬픔, 서러움, 서운함, 무서움...
아무리 떼쓰지 말고, 땡깡부리지 말고, 짜증내지 말고, 물건 던지지 말고, 깨물지 말고, 머리 박지 말라고 말해도
엄마가 했던 말은 1도 생각이 안나고 그 감정에 푹 사로잡히는것 같다.
당장은 이해했지만, 나중에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아, 엄마가 물건 던지지 말랬지 혹은 아, 엄마가 떼쓰지 말랬지'와 같은 생각은 아직 안되나보다.
이제 인생 2년 산 아이라 어쩌면 그게 당연한건데 내가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니면 애처럼 똑같이 '아, 얘는 이제 2년 살아서 화나면 내가 했던 말이 생각이 안나지 참' 하고 생각하지 못하고 내 감정에 휩싸여 버리는 건지도 모른다.
이래서야 애랑 똑같고, 애보다 더 나은 것도 없으면서 애한테 훈육이란걸 하려고 했던 걸까.
40년 가까이 감정을 못다스리면서 고작 2년 산 아이한테 감정을 다스리라고 훈육하려고 했던 걸까.
참 무지하고 어리석었다.
나조차도 아직까지 못하고 있는걸 애한테 하라고 하다니...
얼마나 서럽고 얼마나 무서웠을지.. 매번 미안해할거면서 계속 잘못을 반복한다.
과거를 반성해도 또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면서 왜 애한테 다시는 반복하지 말것을 종용했는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아이 입장에서 더 이해하고, 더 공감하고, 세 돌 전까지는 감정을 받아주려고 노력해야겠다.
아니, 세 돌이 지나면 또 어떤가. 난 30년이 넘도록 내 감정을 조절하질 못하는데..
떼쓰면 우선 안아주고, 공감해주고, 위로해줘야겠다.
그리고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니까 노래로 만들어서 가르쳐주고, 노래하면서 흥미를 다른 곳으로 유도해야겠다.
인도하기는 하되, 가르쳐주기는 하되, 당연히 감정 조절이 안된다는걸 알고 수천번을 반복하게 될 것을 인정해야겠다.
그리고 나는 더욱 더 내 감정을 다스리려고 노력해야겠다.
임신중의 호르몬 때문이라고 핑계대지 않겠다. 예민해서 금방 감정에 사로잡히는 시기가 맞지만, 난 원래도 그랬다...ㅎ
그러니 계속 계속 끊임없이 내 감정을 다스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한테 자기 감정을 쏟아버릴수록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는다는걸 알면서 그 어리석은 짓을 경계하고 막지를 못했다.
내 감정은 내가 알아서 풀어내야 할 일이지, 애한테 쏟으면 안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세상 제일 멍청한 짓을 하지 말자.
평소에는 사랑표현 많이 하면서 따뜻하고 수용적으로.. 훈육을 하더라도 감정은 빼고, 사무적인 태도로 짧게.
온전히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잘 안다.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엄마는 항상 내편이지!' 하고 아이가 자신할 수 있는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엄마.
어려움이 있을 때, 고민을 털어놓고 기댈 수 있는 편한 엄마, 그리고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는 엄마.
오늘의 반성들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해야겠다.
또 반복할지도 모르지만, 되새기고 또 되새기려고 한다.
# 두돌 아기 훈육 두돌 아기 떼쓰기 땡깡 때부림 두돌아이 두돌 아이 땡깡 떼쓰기 떼부림 부족한 엄마의 반성일기 육아일기 육아기록 육아 일지 내새끼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말자 제발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도록 해주고 싶다 # 두돌 아기 훈육 두돌 아기 떼쓰기 땡깡 때부림 두돌아이 두돌 아이 땡깡 떼쓰기 떼부림 부족한 엄마의 반성일기 육아일기 육아기록 육아 일지 내새끼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말자 제발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도록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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