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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리뷰 해석

by 솜비 2018. 6. 1.

 

 

‘주유소’라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로는 ‘차에 기름을 넣는 곳,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장소’등 이 있다. 주유소는 말 그대로 기름이 떨어진 차에 기름을 넣는 장소이다. 그런데 ‘주유소습격사건’에서는 이 주유소를 전혀 다른 낯선 장소로 탈바꿈시켜 놓는다. 네 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말이다.

네 명의 깡패들은 어떤 주유소를 털고 또다시 찾아가 강탈한다. 그러나 두 번째 찾아갔을 때에는 주유소 사장이 돈을 숨겨두었기 때문에 돈을 빼앗지 못하고 주유소에 눌러앉게 된다. 깡패들이 주유소에 머물게 되면서 주유소는 그들의 놀이공간으로 바뀌게 되고,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장이 되며, 동시에 그들 자신에게는 새로운 삶을 개척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주유소를 점거한 깡패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고, 사람형상의 입식 광고물에 새로운 자신만의 그림을 덧칠해 그리고, 음악을 틀어 흥취를 느낀다. 이렇게 주유소는 그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함으로써 그들만의 놀이공간으로 바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음악을 좋아하는 깡패가 시켜서 다른 깡패들이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망설이다가 어디에선가 가져온 사물을 악기삼아 두드리고 손뼉을 치는가 하면 율동까지 넣어가면서 제법 능숙하게 노래를 부른다. 나중에는 억지로 시켜서 하던 패거리도 조금씩 즐거워지고, 함께 놀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기게 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유소에 온 손님도 그들을 보고 박수를 치고 함께 흥에 취한다. 이 장면들은 그들만의 ‘놀이공간’이 점차 여러 사람들의 ‘놀이마당’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알게 모르게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사회조직이나 사회계층이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따르거나 굴복하거나 혹은 묵인하며 살아간다. 그럼으로써 사회는 일정한 질서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네 깡패들은 그 질서를 ‘주유소’라는 장소를 통해 과감하게 파괴해 버린다. 한 주유소 아르바이트생에게 폭력집단에 소속된 학생들이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깡패들은 심심해하던 차에 그들 중 지도자격인 한 학생과 당하기만 하던 학생을 싸우게 한다. 누가 봐도 뻔한 싸움이었지만 놀랍게도 늘 맞던 아르바이트생이 얼떨결에 이기게 되고, 그 후로는 아르바이트생이 큰소리를 뻥뻥 치게 된다. 비록 간접적인 영향이지만, 깡패들이 그 둘이 정당하게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둘의 위치가 바뀔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뒤에 폭력집단의 지도자격인 남자와 학생들 중에 지도자격인 아이가 싸우는 장면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어 둘의 상하관계가 뒤바뀌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그들의 상위 조직인 용역 폭력배들과 폭주족들, 경찰들까지 주유소에 오게 되면서 주유소는 말도 못할 정도의 아수라장이 되어 버리는데, 깡패들 중 한 명이 그들에게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를 들면서 그 소란을 잠재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뚜렷하게 지어놓았던 그들 조직의 경계를 풀게 되고, 사람들은 모두 죽지 않기 위해 이구동성으로 뭉치게 된다. 깡패들은 이렇게 앞서 예로 든 장면들을 통해 사람들과 사회가 묵인하던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네 명의 깡패들은 각자 과거에 가지고 있던 꿈이 있었다. 야구선수, 미술가, 여자친구를 좋아하지만 표현에 서툴던 학생, 음악가. 이들은 각각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은 반대와 멸시를 통해 상처받고 흔히들 말하는 깡패가 되어버린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는 것과 폭력을 통해 표출하는 방법 밖에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주유소의 기물을 부수고, 주유소 사람들은 물론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에게까지 강도짓을 일삼았다.

깡패들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공을 잘 던지는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범법자를 붙잡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기도 한다. 또, 주유소에 머무는 동안 범죄행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얼결에 손님을 대접하면서 일을 하여 돈을 버는 기쁨을 알게 된다. 결국 그들은 주유소에서의 일들이 계기가 되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누구의 반대도, 간섭도 받지 않고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좋아하는 일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 갔다.

이렇듯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주유소’라는 장소가 단순히 기름을 넣는 곳이 아닌,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일종의 놀이마당으로써의 의미로 다가오게 하였고, 각자의 꿈을 되찾아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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