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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육아 일기

신생아 황달 입원 기록 2 - 핵황달 의심, MRI 검사

by 솜비 2023. 10. 25.

9월 6일 수요일 / 출산 11일차 - 니큐에 물품 전달

산후마사지 받으러 갔다가 둘째 기저귀랑 물티슈를 갖다주러 순천향대 병원으로 갔다.
면회는 안되지만, 적어도 담당간호사한테서 설명을 들을 수 있진 않을까 기대했는데
니큐에서 호출하니 그냥 가까이 있던 간호사가 나왔는지 물품만 전달해주고
우리 아기 담당 간호사는 만나지 못했다.
진짜 딱 물품만 전달해주고 나오는데 내새끼 소식 하나 들을 수 없다는게 어찌나 서글픈지... 눈물이 계속 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 한소리 듣겠지 싶어서 좀 배회하다 들어갈까 하다가
날도 덥고 힘들어서 그냥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한참 듣기 싫은 소리들을 들어야 했다.

 

보고싶고, 궁금하고, 안고싶고..
자그마하게 웅크린 얇은 팔다리며 작은 손발이며
까맣고 빨갛고 노랗던 남편 붕어빵 얼굴이며
목소리와 냄새까지
하나하나 그립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 애기 있던 방만 들어가면 울컥 눈물이 쏟아질뻔 하고
거기 누워있을 것만 같고.. 자고 있을 것만 같고...
같이 지낸게 고작 일주일이었는데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빨리 나아져서, 별탈없이 별일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처음 소아과 갔을때 황달검사 해달라고 할걸 싶고,
나나가 아파서 둘째까지 신경을 많이 못써줘서 황달을 그렇게 늦게 발견했나 싶은 생각도 문득 문득 들지만
누굴 탓하겠나... 부족한 내탓이지...

 

첫째 나나는 열이 나는 간격도 멀어지기 시작했고, 해열제 복용 횟수도 줄었다.
근데 밤에 39.3도에서 20분만에 40.3도까지 열이 올라서 깜짝 놀랐고,
열나요 어플에서는 응급실에 가라고 떴는데
침착하게 덱시부프로펜을 먹였으니 떨어지긴 할거라고 믿고
물수건을 극혐하는 나나를 설득해서 물수건으로 이마를 부지런히 닦아서 식혀주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39도로 떨어졌는데 그 새벽에 응급실에 가야하나 하고 식겁했다.

 

젖을 약간씩 덜짜면서 젖양이 줄어든 것인지 가슴 통증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하루종일 가슴팍에 집어넣던 얼음팩을 이따금씩 가끔 집어넣어도 괜찮다.
아기가 먹지 못하는 젖을 짜서 내버려야 할 때가 또 서글픈 때인 것 같다.

 

 

 

 

 

9월 7일 목요일 / 출산 12일차 - 무소식이 희소식

간밤에 나나가 열이 나지 않았다.
틈틈이 확인해보아도 36도대가 나왔고, 열이 조금 오른다 싶으면 37도대.
아침에 소아과 오픈런해서 진료를 받고 추가적으로 약처방을 받았다.
계속 열만 나고, 콧물은 거의 없었는데 콧물이 그릉그릉한게 심해졌다.
열만 나면 배, 목, 머리가 아프다고 울었는데 오늘은 울지 않았다.
다만 다크서클이 좀 생기고 피곤해보였다.
거의 일주일 가까이 밤에 계속 깨서 못잤으니 얼마나 피곤할까... 낮잠도 정신을 못차려서 좀더 재웠다.

 

어제도 오늘도 둘째 병원에선 연락이 없다.
연락이 없는게 별일없고 좋은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하다.
목요일쯤 MRI를 찍는다고 했는데 말이 없어서.. 못찍었나 하고 있다.


오늘은 남편이랑 이름을 상의해보고 합의점을 찾아갔다.
사실 상의할 시간이 없어서 언제하나 하고 있었는데 나나 혼자 놀고 있으라고 냅두고 우리끼리 열심히 의논했다.
우리 둘다 마음에 드는 이름을 고르긴 했는데 내일은 좀더 신중히 살펴봐야겠다.

 

 

 

 

 

9월 8일 금요일 / 생후 13일 - 황달 입원 후 퇴원

오후 1시쯤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기 MRI검사를 했는데 판독결과 핵황달 소견은 없다고 했다.
난청검사도 정상이고, 전날부터 광선치료를 중단하고 살펴봤는데 황달 수치도 더이상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다행인 일이었다.


가장 걱정했던 핵황달까지는 가지 않아서 엄마도 나도 한시름 놓았다고 끌어안고 서로 울면서 위로했다.
아기 상태가 좋으니 내일 퇴원해도 된다고 하여 여러번 감사 인사를 전달하고 끊었다.
너무 기쁘고 마음이 놓이고, 아기가 정상으로 무사히 퇴원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엄마도 너무 좋다며 아기 옷이나 사러가자길래 급작스럽게 이마트에 있는 아가방에 가서 아기 옷이며 속싸개를 사왔다.
첫째때 사용하던 속싸개를 쓰는지라 여름 속싸개가 아니라 더워하는 것 같고 불편했는데
얇은 속싸개를 샀으니 좀 덜 덥지 않을까 싶다.

 

핵황달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출산 후 호르몬 때문인지
아기 방에 누워있던 자리만 봐도 눈물이 나고, 사진보며 눈물나기도 했는데
이제는 건강히 돌아온다는게 너무 감사하고 설렌다.


엄마가 정기 기부를 한다길래 나도 한국소아암재단에 소액이나마 정기 기부를 신청했다.
이 감사한 일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빨리 내일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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