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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 '루시' 감상 리뷰

by 솜비 2019. 12. 24.

영화 '루시' 리뷰 (결말 있음)

 

 

거창하게 뭐 리뷰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편히 쓴 주관적인 감상문 정도..

줄거리는...네이버에 검색하면 되겠지만 대충 정리해보면,

루시라는 한 여성이 쓸애긔 남친때문에 어쩔수 없이 가방을 배달하다가 

그 가방 안에 들어있는 약을 강제적으로 뱃속에 넣어 운반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데

중간에 배를 맞아서 약이 터져서 흡수되어 뇌를 100퍼센트까지 쓰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가 도입부터 대략적인 인간의 뇌에 대한 기초지식이라든가,

뇌 사용량이 늘어나면 어떻게 되는지 밑밥을 깔아줘서 영화 이해에 도움은 되었지만..

초반부에 중간중간 자연다큐멘터리마냥 동물의 왕국스러운 장면들을 자꾸 보여줘서 너무 산만하고 집중이 안됐다.

굳이 넣을 필요가 없어보이는데

루시가 어둠의 조직에 잡혀들어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은데... 관객이 무식한것도 아니고 굳이 왜 넣나 싶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동물의 왕국같이 느껴졌다.

 

그 후로 감독이 정신을 차렸는지 동물의 왕국스러운 장면들은 사라져서 다행이지만,

후반부에 동물의 왕국은 어김없이 또 등장한다.

시간의 흐름과 세포들의 전기적 흐름같은걸 표현하려고 노력한건 알겠지만,

루시가 '왜' 그런 시간의 흐름을 조절하고 겪고 왔는지는 좀 와닿지 않았다

뇌를 100% 쓰니까 시간을 조절하게 되서 시간여행 하고 온것 같은데 어째 자기 의지라고하기엔

자신도 모르게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누군가에 의해 시간여행을 하고 온 것 같은 느낌?

(감독이 촬영기법이나 표현을 잘못 한 것일 수도, 혹은 나의 주관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본듯한 장면들이 짜깁기 식으로 많이 나오다보니 안정감을 잃은 듯한 느낌이다.

 

  

또 한 가지 이해가 안가는게..

최민식이네 조직은 뭐만 보면 다 죽이고, 토달면 죽이고, 그냥 막 죽이고... 그러는데

그래놓고 정작 루시는 안죽임ㅋㅋ 주인공 버프인가... (그래 뭐 주인공이니까)

그래놓고 마지막에 방에 처들어와서 루시를 바로 죽이면 되는데,

초반에 성질급하게 손에 닿는대로 막 죽이던 양반이 매우매우매우매우 뜸들이다가 루시를 죽일 기회를 놓친다.

(그래 뭐 주인공이니까2)

 

루시가 약 흡수한 이후에 뭔가 '나 왜이러지?'라는 생각이나 고민을 전혀 안하고

당연스럽게 행동개시한것도 많이 어이가 없었다.

뇌를 남들보다 몇배로 더 쓴다고 할지언정 그런 자연스러운 고민이나 번뇌가 없다는게...

하긴 뇌를 엄청 쓴다니까... 그 고민 0.0001초만에 다 했을지도 모르겠다.

고민도, 감정도, 고통도 없어서 그런지 목적마저 잃어버린 불쌍한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뱃속에서 파란약이 터지고 나서는 여태까지 당황해하는 기색하나 없다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도 짧고, 폭발적인 지능과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당황해하기도 하고,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공중분해 되려고 하니까 굉장히 당황해하고...

뭔가 진짜 당황할 곳에서 당황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당황한데다가 

영화에서 '뇌 사용량이 몇십퍼센트 이상 증가하면 고통도감정도 없어진다' 설정해놨으면서도

곳곳에서 루시가 당황하고 엄마한테 전화하며 울기도 해서... 뭔가 일관성이 없고 앞뒤가 안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스칼렛 요한슨의 초반부 두려워하는 연기에서 약 흡수한 후 돌변하여 감정이 없는 듯한 연기를 보인건 최고였다.)

 

 

결말은 허무+이해불가

 

루시의 몸이 컴퓨터로 바뀌어 하나의 usb로 정리되고

무슨 인터넷 네트워크 안에 들어가게 된다는 허무맹랑함은 그렇다치고,

영화의 주장대로 인체 세포가 컴퓨터로 새로이 만들어질수 있다는건 이해가 가지만,

인터넷 안으로 들어간다는게 말이 되나? 싶었다.

영화를 보고 마지막에 든 생각은... '... 이게 인공지능 컴퓨터의 시초인가 ㅋㅋㅋ' 이거였다.

차라리 인공지능 컴퓨터가 만들어졌다고 하지... 여러모로 어이가 없는 영화였다.

 

 

그냥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하다.

차라리 루시가 자기 능력을 맘껏 펼치고 다니는 내용으로 채워졌으면 뻔해도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스칼렛 요한슨의 액션신들처럼.

 

 

내가 그런 능력을 가진 채로 24시간밖에 살 수 없다면

적어도 남 얘기에 솔깃해서 '아 내 지식을 남기겠다...'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 머리로 더 오래살 수 있는 약을 개발하면 되지 않았을까?

모든 걸 할 수 있는데 그깟 약 하나 못만들까 싶다. 끝까지 아이러니하군...

 

 

인간이 곧 우주이고,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것이고..

결국 모든것이 세포에서 탄생하여 돌고 돌아 다시 하나의 세포(루시가 된 전자? 혹은 전기적 에너지?)로 환원된다는

어쩌면 뫼비우스의 띠같이 계속 돌고 돌고 또 돌며 발전하고 변화해간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던걸까.

(좀더 차분히 시간을 들여 표현 했더라면 더 전달력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러면 한없이 학문적인 영화가 되려나...ㅎㅎ)

 

개인적으로 뤽베송 감독 영화들이 전혀 재미있어보이지 않아서 그 감독 영화를 본게 한 두개 정도지만..

(내가 영화를 많이 보지도,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감독의 인본주의적인 세계관이라든가 교과서같이 도덕적인 가치관 만큼은 이해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표현이 너무 산만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영화 전반적으로 루시보다 뇌가 주인공인 것 같았다.

주인공 루시가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서도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뇌에 끌려다니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 꼭봐!!!라고 하기엔 매우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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