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9 - [일상, 생각] - 돌아가면서 친구들을 왕따시키던 그녀이야기
아마도 이 얘기와 관련있는 이야기.
중학생때 10명 가까이 몰려다니던 그룹(?)에서 J라는 친구가 있었다.
워낙 인원이 많다보니 그렇게 친하지도, 그렇게 서먹하지도 않은 사이였는데
어느날 그친구가 뜬금없이 나에게 웃으며 말했다.
'나 너 싫어'
사실 나도 그애가 썩 좋지도, 싫지도 않았으나 평소에는 J는 나한테 제법 친근하게 굴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에게 대놓고 말할 정도로 내가 싫은 줄은 몰랐다.
(진짜 내가 싫었을 수도 있고, 왕따 주동자였던 K의 이간질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 면전에 대놓고 말하는 그 용기가 참 가상했다.
그에 비해 나는 '아..그래? 하하..' 하며 웃어넘기고 말았고, 소심하게 그냥 피하기만 했다.
머리채라도 잡지, 등신같은 과거의 나년...
정말 앞뒤 뜬금없이 내뱉은 J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나는 멍했고,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았다.
나를 싫어한다는 그 이유에 대해 수없이 생각해봤으나
J가 나를 싫어할만한 교류조차도 별로 없었기에(그정도로 친하지 않았음)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서야 그냥 이유없이 싫은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뿐..
사실 잃어도 상관없는 사람인데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건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랄까...
착한아이콤플렉스때문에 늘 누군가에게 '착한아이'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그런지
누군가가 나를 미워한다는 것, 싫어한다는 것이 이렇게 내 기분을 한없이 바닥으로 끌고 갔나보다.
'나도 너 싫거든?'
머리채를 잡지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그 한마디라도 해줬으면 속이라도 시원했으련만..
나는 여전히 머리채를 잡을 용기는 물론이고, '나도 니가 싫다' 라는 한마디의 말을 할 용기도 없다.
여전히 내 기분은 좋지 않고, 하찮은 인간관계가 또 내 기분을 바닥으로 메치는구나 싶어서
'아.. 이래서 사람 사귀는 건 좋지 않아' 라는 확신으로 굳어진다.
내 대인기피는 이렇게 또한번 굳어지는구나.
절에 다니지는 않지만, 불교의 교리는 나에게 잘맞는단 생각이 가끔 드는데
인생을 고행으로 비유하고, 인간관계를 괴로움이라 말한 것이 참 와닿는다 매번..
그래도 나는 감사하련다. 나를 위해서..
너를 알게 되어 고마웠고, 한때나마 즐거웠던 시간도 고마웠고, 나의 착각이었다해도 애정어린 시선이 고마웠다.
배움의 기회를 주어 고맙고, 소중한 경험도 하게 해준 것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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