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대학생 때 약간의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서로가 없는 사이에, 자리를 비운 사이에 헐뜯는 것을 보고서
분명히 내가 없을때에도 저렇게 나를 헐뜯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겉으로 하하호호하고 웃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밀고 당김과 눈치싸움과 신경전이 힘겨웠다.
친구란게 무엇인지, 대인관계가 무엇인지 모든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었다.
안그래도 낯가림이 있고, 소심하고, 먼저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더 낯선 사람을 피하고, 동기들에게 일부러 더 다가가지 않았다.
일부러 겉돌고, 일부러 혼자 있었다.
요즘엔 흔히들 말하는 인싸가 대세일텐데 난 일부러 아싸의 길을 걸었다.
사실 그게 마음은 편했다.
혼자서 도서관에 처박혀있고, 혼자 대충 끼니를 때우고
그들한테 맞추어 비싼 식사를 사먹지 않아도 되고, 놀러다니며 돈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점에 있어서는 가난한 대학생이던 나한테 잘 맞았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사람한테 먼저 다가가는것을 못하고, 친구들한테 먼저 연락도 못하게 됐다.
늘 '쟤가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연락을 못한다 ㅋㅋㅋ
차라리 내가 안하는게 낫지, 먼저 연락을 취했다가 받을 상처가 무서운가보다.
그때의 친구들이 어젯밤 꿈에 나왔다.
딱 그때처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오가고, 비꼬는 말들을 들었고 본인들끼리 속닥거리는 것들을 지켜봐야했다.
그들끼리 나를 헐뜯으며 웃는 모습이 기분이 나빴다.
우연스럽게 한 명의 핸드폰 단톡방에서 내욕을 하는걸 봤다 ㅎㅎㅎ
그래, 예상했던 바이므로 괜찮았으나 그래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꿈에서 깨고 나서도 기분이 안좋았다.
왜 이런 꿈까지 꿔야 하나...
다시 돌아간다면 좀더 어른스럽게 아무렇지 않게 어울릴 수 있을까?
근데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그러느니 혼자가 낫다고 ㅎㅎ
좀더 나이를 먹으면 그런 뒷담과 신경전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칠 수 있을까?
'일상,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명 신청 후의 마음 (0) | 2019.06.04 |
---|---|
컨디션 저조 (0) | 2019.05.30 |
오늘자 꿈얘기 (0) | 2019.05.24 |
미움받을 용기 (0) | 2019.05.18 |
고맙소 그쪽 마음 잘 알겠소 (0) | 2019.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