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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 '살인의 추억' 감상 리뷰

by 솜비 2017. 10. 18.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다.

살인의추억은 증거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 치밀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이다.

감으로 수사하여 범인을 조작하고, 강압적·폭력적인 수사를 하는 시골 형사(박두만 역- 송강호)와

서울에서 온 형사(서태윤 역 - 김상경)간의 관계와 감정 변화가 눈에 띈다.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두 형사는 수사방법이 너무도 상이해서 자주 부딪히게 되는데

시골형사는 증거를 조작하여 범인이 자백할 때까지 때리는 반면에 

서울형사는 문서자료를 꼼꼼하게 확인하여 분석하고, 현장보존을 철저하게 하고, 작은 단서들을 놓치지 않고 추리해보려 노력한다.

두 사람의 방식이 달라서 둘은 수사하는 과정에 있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주먹질이 여러 번 오가기도 한다.

그러나 연쇄살인을 수사해가면서 분란이었던 둘의 관계가 조금씩 화합으로 바뀐다.

 

시골형사의 경우에는 대강 사람하나 잡아서 범인으로 만들면 그만이었는데,

사건이 같은 수법으로 반복될수록 사건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해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서울형사의 경우에는 시골형사에게 변했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조금은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까지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이 이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사람 모두 연쇄살인범이 너무나도 치밀해서 기존의 자신의 수사방식으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분란이 사건의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특별한 노력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건을 통해 자연스레 협동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을 변하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연쇄살인사건에 있다.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게 되는 시골형사의 경우에는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되는 변화인데 반해

서울형사의 경우에는 처음 왔을 때와는 달리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바뀌는데,

이것을 예로 들어서 변화한 이유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계속되는 수사에도 범인이 잡히지 않자 형사는 서서히 지쳐갔으며 답답하고, 조급하고,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범인에 대한 단서라고는 피해자들의 공통점, 범행당시의 기상 상태, 범행수법으로 이 몇 가지가 정해져 있었고,

더 이상의 단서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범인은 매우 세심하고 치밀했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었기 때문에 형사들의 심리는 답답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심리상태가 이성적이고 분별력있던 형사를 감정적으로 변화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잔혹하고 치밀한 범행수법을 사용하는 범인에 대한 분노이다.

희생자가 점점 늘어날수록 여성의 생식기에 온갖 물건을 집어넣는 등 범인은 점점 더 대담하고 잔인해져갔다.

급기야는 서울형사가 수사하는 과정에 알게 된 여학생까지 살해된 것을 보고 더욱 분노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이성적으로 수사하고, 폭력 또한 쓰지 않던 서울형사가 범인이라 확신하던 용의자를 때려서 자백을 받아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분노하여 폭행을 하기까지 한다.

 

작은 일도 아니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연쇄살인이라는 큰 일 속에서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 정도의 분노와 절망에 휩싸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박두만(송강호)이 관객을 보듯, 카메라와 마주보면서 끝나는 마지막 장면.

끝까지 잡히지 않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 속에 숨어있다는 걸 말해주는 듯하다.

"어딘가에 잘 살고 있어"

이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했던 살인을 회상하고 있을지 모르는 범인에게는 한낱 추억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 특히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형사들이나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는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는 슬픔이고 분노일 것이다.

 

 

워낙에 유명한 영화지만, 한번 보고는 통 못보다가 두번째 보는건데 내내 배경이 우중충하고 암울해서

보는 내 기분이 다운되는 느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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