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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전문학

고전소설, <운영전> 해설 정리

by 솜비 2020. 9. 13.

작자미상, 연대미상.

​이 작품은 안평대군(安平大君)의 수성궁을 배경으로 궁녀 운영과 소년 선비 김진사와의 사랑을 다룬 염정소설(艶情小說)이다. 고대소설에서 보기 드문 비극적 성격의 작품.
 작품 속의 화자 유영을 작자라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작자 미상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따라서 <운영전>의 저작연대도 선조대로 보는 견해와 실학사상이 싹튼 이후로 보는 두 가지 견해로 갈라진다. 그러나 작품의 주제적 성격 등에 주목하여 후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작품은 구성상 몽유록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유영이 수성궁터에서 노닐다가 꿈을 꾸게 되었는데, 김진사와 운영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꿈에서 깨어난다. 
 분량면에 있어서는 8할 이상이 꿈 속의 일을 다루고 있다. 서술자 유영이 꿈 속에서 김진사와 운영의 말을 듣는 액자형(額字型) 구성을 택하여 작품 내부를 구성하였다. 몽유소설 안에 다시 액자소설이 들어 있는 점이 특이하다.
 
 

 

 

 

 

 
<줄거리>

 

조선왕조 세종의 제3자 안평대군의 수성궁은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었다. 유영이라는 한 선비가 춘흥을 못이겨 그곳을 찾아가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가 문득 잠이 드는데 운영, 김진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느날 안평대군과 궁녀들이 시를 짓고 있는데 김진사가 찾아와 함께 어울려 시회(詩會)를 열게 된다. 그때 운영은 김진사의 재모(才貌)에 마음이 끌려 그를 사랑하게 된다. 김진사 또한 운영에게 정을 보내게 된다. 그 뒤 운영은 김진사를 몰래 사모하다가 그에 대한 연정을 시 한 수에 옮겨, 마침 김진사가 안평대군을 만나러 온 틈을 타 문틈으로 전하한다. 김진사도 수성궁에 출입하는 무녀를 통하여 사랑의 답신을 보낸다. 운영과 김진사의 관계를 눈치챈 안평대군은 궁녀를 나누어 서궁으로 이주시키고 운영을 힐문하지만 운영은 죽을 각오로 사실을 부인하고 자백하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있은 뒤 중추절에 궁녀들이 개울로 빨래를 하러 나갈 기회를 얻자, 운영은 곧장 무녀의 집으로 달려가 연락하여 다시 김진사를 만나 더욱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궁중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날 밤 김진사는 높디높은 궁장(宮墻)을 넘어가서 운영을 만나 운우지락(雲雨之樂)을 이룬다. 이후로 김진사는 밤마다 궁장을 넘나들며 운영과 즐거움을 나눈다.
 
그러나 그해 겨울이 되자 눈을 밟고 궁중을 오간 김진사의 발자국이 빌미가 되어 두 사람은 궁인들의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마침내 안평대군에게도 의심을 사게 되어 운영은 탈출을 계획하고 김진사의 사내 종 특(特)을 통하여 그의 가보와 집기들을 모두 궁외로 옮기게 된다. 그뒤 그 재보는 특의 간계에 의하여 모두 빼앗기게 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안평대군은 대로하여 궁녀들을 불러 문초하기에 이른다. 안평대군이 운영을 하옥하자 그녀는 자책감으로 그날 밤 비단수건으로 목을 매어 자결하고 만다. 여기까지 운영이 진술하자 이 사실을 기록하고 있던 김진사가 이번에는 운영의 뒤를 이어 술회한다.
 
운영이 죽자 김진사는 운영이 지녔던 보물을 팔아 절에 가서 운영의 명복을 빈 다음 식음을 전폐하고 울음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운영의 뒤를 따라 자결하고 만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김진사와 운영은 슬픔을 억제하지 못한다.
 
이번에는 유영이 그들을 위로하여 “인세에 다시 태어나지 못함을 한하느냐?”라고 묻자 그들은 천상의 즐거움이 인세보다 더 큼을 말하고, 다만 옛날의 정회를 잊지 못하여 이곳을 찾아왔다고 말한다. 유영은 바다가 마르고 돌이 녹아도 사라지지 않을 자신들의 사랑을 세인에게 전하여 달라는 당부를 받는다.
 
 
  
 
 
 
대부분 고전소설이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데, 이 작품은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결말이 불행해서 비극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주제가 비극으로 전개되면서 일관되게 구현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불운하였던 안평대군의 영화가 사라진 수성궁이 전란으로 폐허가 되었다는 배경설정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배경에서 신분적인 제약을 넘어서 사랑을 하다가 희생된 주인공의 운명이 봉건사회의 붕괴를 촉구하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운영전>은 작품창작 당시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나 인성문제를 관념적으로 안이하게 처리하지 않고, 생생한 경험적 진실로 뚜렷이 제시하였다. 입체적 성격소설로서의 성공적 표현기교를 볼 수 있으며, 궁중에 갇힌 궁녀들의 가련한 정신생활과 몸부림치는 사랑의 한을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에서는 봉건사회의 궁중이라는 두꺼운 장벽을 뛰어넘어 자유연애를 쟁취할 수 있었다는 과감한 시대의식이 높게 평가된다. 죽음을 앞둔 궁녀들의 초사(招辭) 속에는 유린당한 인권을 회복하고, 사랑의 권리를 되찾으려는 울부짖음이 숨어 있다.
 
 
 
지금까지 <운영전>의 연구자들은 이 작품의 몽유구조(夢遊構造)·환혼구조(還魂構造)·유명구조(幽明構造)·액자구조(額字構造) 등에 주목하여왔다. 이러한 특징은 <운영전>이 결국 유영이라는 인물이 꿈 속에서 환혼자(還魂者)인 운영과 김진사를 만나 현세에서의 사랑의 체험을 듣고 깨어난다는 틀로 되었음을 일컫는다. 양자의 현세체험이 이 작품의 주제이자 핵심이지만, 환혼자를 꿈 속에서 만난다는 사실은 작품의 표현효과를 강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운영과 김진사는 자유로운 사랑을 구속하는 사회의 제도적 올가미를 제거하려다 희생되었지만, 이들을 다시 천상의 인물로 격상시키고 인간세상에서의 체험을 천상득죄(天上得罪)의 응보로 설정하여 놓음으로써 현실에서는 죄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들의 죽음은 결국 천상세계로 회귀하는 속죄행위로 실행되어, 두 사람의 도선적 발원(道仙的 發源)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실현시킨 것이라 하겠다. 유영과의 재상봉은 그 보상의 실현을 확인하는 절차라고도 해석된다.
 
<운영전>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구성의 주된 매체가 시라는 데 있다. 오히려 시가 주가 되고, 사건전개는 시를 뒤따르는 느낌이다. 회고시(回顧詩)·부연시(賦烟詩)·포도시(葡萄詩) 등 20여편의 사(詞)·절구·율시 등이 작품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다
  
 

《운영전》은 조선 시대의 고전 소설이다. 정확한 창작 시기와 작자가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원래 제목은 《수성궁몽유록》이다. 《운영전》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주제로 다룬 애정 소설이며, 주인공이 꿈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지은 몽유록 소설이다. 고전 소설로는 드물게 결말이 비극으로 끝난다. 원본은 전하지 않고 줄거리가 비슷한 한글본과 한문본 20여 종이 전해지고 있다.

 

<​특징>

 

1) 남녀 간의 애정을 주제로 한 소설
 
《운영전》은 신분을 뛰어넘은 비극적 사랑을 아름답게 꾸민 애정 소설이다.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을 애정 소설이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 염정 소설, 연애 소설이라고도 한다.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시대에는 남녀 간의 자유로운 교제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때문에 신분을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애정 소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엄격하게 지켜지던 신분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많이 쓰였다.

애정 소설이 많이 쓰인 데는 17세기 이후 등장한 실학사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실학의 등장으로 이상적인 문제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람들은 그때까지 억눌러 왔던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을 소설을 통해 표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시기에 쓰인 대표적인 애정 소설에는 《운영전》 외에 《춘향전》, 《영영전》, 《숙영낭자전》, 《채봉감별곡》, 《심생전》, 《숙향전》 등이 있다. 이 소설들은 남녀 주인공이 극복하기 힘든 시련과 고난을 이겨 내고 마침내 사랑을 이룬다는 구성상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운영전》의 주인공인 운영과 김 진사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택하며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2) 조선 사회의 모순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비판하다
 
조선 시대의 궁녀들은 운영처럼 평생을 궁 안에서 왕만을 받들며 살아야 했다. 큰 병이 들거나 모시던 윗사람이 죽어야만 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궁녀들은 궁궐을 나온 뒤에도 혼인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운영은 안평 대군의 초대로 수성궁에 온 김 진사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궁녀라는 신분의 굴레와 남녀 간의 자유로운 사랑마저 구속하던 조선의 사회 제도가 운영의 사랑을 가로막는다. 그러자 운영은 자유를 구속하는 사회 제도에 맞서 김 진사에게 절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전하고, 운영의 마음을 알게 된 김 진사는 수성궁의 높은 담을 뛰어넘는 용기를 보인다.

운영과 김 진사처럼 목숨을 걸고 금지된 사랑을 했던 이들이 조선 시대에도 있었다. 양반 가문의 규수가 집안의 노비와 신분을 뛰어넘는 결혼을 하기도 했고, 자유연애가 금지된 시대에 과감히 직접 신랑감을 고른 양반가의 여인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참혹한 죽음을 맞이했다. 운영 역시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운영전》은 운영의 죽음을 통해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을 관습과 규범으로 억압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운영전》은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만을 다룬 애정 소설이 아니라, 전통과 관습만 중시하는 유교 사회의 모순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유교를 바탕으로 한 조선 시대의 사회 제도가 개인의 삶을 억눌렀으며,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자유를 구속당한 채 고통 받았던 당시 사회의 모순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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